[충청일보 사설] 충북이 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역대 첫 전국 우승을 차지한 것은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로 의미가 크다.

충북 선수단은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전라북도 일원에서 펼쳐진 13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금메달 60개, 은메달 48개, 동메달 38개 등 146개를 획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충북 선수단은 어려운 환경 가운데 대회 16개종목에 142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사실 충북이 종합 1위를 할 것이라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충북보다 127명의 선수를 더 출전시킨 경기도(269명)가 막강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2위까지만 하더라도 성공한 대회였다.

그렇지만 충북 선수들은 마지막 날 역도, 육상, 볼링에서 13개의 금메달을 보탰고 우승 후보인 경기도보다 금메달 8개를 더 획득했다. 숫적 열세를 극복하고 오로지 경기력으로 승부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장애학생 선수들이 따낸 146개의 메달은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115%가 증가한 수다.

이중근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전임지도자, 각 학교 지도교사, 선수, 경기단체, 도장애인체육회가 혼연일체가 돼 지도와 훈련을 통해 이뤄낸 결과다"라고 평했다.

충북은 이미 2년전인 2017년 38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개최지라는 이점도 작용했겠지만, 당시 11연패의 강자 경기도가 종합 우승의 유력한 후보였다.

서울도 만만치 않은 우승 후보였고, 충북과 비교할만한 팀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충북은 종합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38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충북은 경기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충북의 준우승은 더욱이 전년보다 선수가 131명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룬 쾌거였기에 값진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장애인 일반 선수들의 해를 거듭한 선전은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줘 올해 처음으로 전국 우승의 금자탑을 쌓게 됐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실상 충북 장애인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현재 충북 내에 장애인 전용 훈련 시설은 제천에 1개(어울림센터), 충주에 1개(장애인형 스포츠센터), 청주에 1개(청주장애인스포츠센터) 등 3곳이 전부다.

전문 체육 선수들의 지도자 수도 적다. 충북도 허용한 지도자 자리는 9명이다. 육상만 트랙과 필드 1명씩 2명, 나머지는 1종목에 1명이 전부다.

종목별로 선수들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선수들을 1명이 지도한다는 것 자체가 버거운 일이다.

재정적인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훈련하는 동안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재의 장애인체육회 예산으로는 이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관심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차제에 충북도와 각 시군은 장애인체육을 돌아보고 지원할 수 있는 최대 범위를 고민해 주길 주문한다.

이제 충북은 장애엘리트 체육과 장애학생체육까지 정상을 달리며 국가 장애인 체육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말처럼 충북의 장애(학생) 선수들이 더욱 힘을 얻어 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도민들의 성원이 이어지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