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시인

[김진웅 수필가·시인] 며칠 전 21일은 부부의 날이었다. 부부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는 날로, 둘(2)이 만나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가정의 달인 5월의 21일로 정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기념일이라 더욱 기쁘다. 경남 창원에서 시작되었고, 도계동 인근에 ‘부부의 날 발원지’란 도로 표지판이 있어 무척 신기하다. 첫 주창자인 권재도 목사는 1995년 어린이날 “우리 엄마·아빠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에요.”라는 한 어린이의 인터뷰에 충격을 받아 ‘부부의 날’ 운동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너무 빈발하고 있는 각종 범죄 중 부부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아 일어나는 사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부부 해체를 막아야 여러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음도 말해준다. 필자도 주례할 때마다 바람직한 부부로서 사랑으로 초심을 잃지 말고 평생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라디오에서 ‘부부 십계명’을 듣고 더 알고 싶어 알아보니 두 가지가 서로 공통점이 많고, 잘 실천하면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유익한 것 같다. 첫째, 남편이나 아내가 말할 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장구를 쳐라. 둘째, 누군가와 말을 하고 있을 때 중간에 끼어들지 마라. 셋째, 말을 할 때는 웃으면서 정이 드는 말을 골라서 하라. 넷째,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은 정 떨어지게 하므로 조심하라. 다섯째,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라도 그 앞에서 면박을 주지 마라. 여섯 째, 나만 말하고 끝내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라. 일곱 째, 했던 말이나 하고 있는 말은 더 이상 반복하여 말하지 마라. 여덟째, 말 할 때는 유머를 섞는 재치가 넘치는 화법을 구사하라. 아홉째, 말 할 때 얼굴을 찌푸리거나 침이 튀지 않게 하라. 열 번째, 거짓말은 애당초 나의 입가에 가까이도 하지 마라.

또 다른 부부 십계명도 공감이 간다. 두 사람이 동시에 화내지 마세요. 집에 불이 났을 때 이외에는 고함을 지르지 마세요. 눈이 있어도 흠을 보지 말며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마세요.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아픈 곳을 긁지 마세요. 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마세요. 처음 사랑을 잊지 마세요. 결코 단념하지 마세요. 숨기지 마세요.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고 사랑으로 부족함을 채워주도록 노력하세요. 특히, 동시에 화내지 말자는 말만 제대로 실천해도…….

부부는 서로를 존경하고 서로가 다른 부분은 서로 채워가며, 부부싸움은 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하게 된다면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잘 싸우는 부부가 성공한다>는 책을 낸 조관일 박사의 ‘부부싸움 요령 일이삼사오법’도 가슴에 와 닿는다. (일)단 싸워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참고 피하기보다는 싸우는 것이 낫되 원인이 된 주제에 관해서만 싸워야 한다. (이)성을 잃지 말라: 부부싸움은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된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악화될 이유가 없다. (삼)가해야할 말은 삼가라: 화해가 되더라도 아픈 말은 가슴에 두고두고 깊은 상처로 남게 된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거나 체면이 깎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래 끌지 말라: 냉전을 오래 끌면 끌수록 서로가 불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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