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학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

 

[기고] 정종학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

오월의 초록빛을 따라 여행이나 산행 길을 나서면 그윽한 향기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얗게 핀 아카시아 꽃을 껴않고 합창하는 벌들의 선율이 귓전을 즐겁게 울린다. 향긋한 냄새에 반하여 찾아오는 것이 마치 사람들의 습성을 닮은 듯하다.

요즘 우리고장이 살만하고 일자리가 많아지니까 타지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오고 있다. 사람도 철새와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마저 든다. 왜냐하면 더 좋은 환경과 먹이가 풍부한 곳으로 이동하며 서식하는 것을 보니까 그렇다. 지금 지방에서는 불편한 정주여건과 자녀교육 문제로 더 좋은 이웃도시로 떠나고 있다. 젊은이들은 결혼을 포기하거나 아이를 적게 낳으려는 설계를 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의 소멸까지 염려하고 있다. 현재 진천읍 인구수보다 적은 자치단체도 수두룩하다.

친구들이나 이웃과의 담화에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다. 자녀의 혼기가 꽉 찼는데 결혼 할 의지조차 없다는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아들 하나쯤은 낳아야 한다는 끈질긴 설득과 호소를 해봐야 통하지도 않는다. 그나마 하나라도 낳으면 천만다행이다. 이런 와중에 반세기 동안 줄기만 했던 상주인구 9만명 시대를 복원했다. 또한 덕산면 읍승격의 겹경사를 맞고 있다. 기쁜 소식에 웃음꽃을 피우고 있어 이웃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고 있다. 우리지역 토지규모만 볼 때는 작은 이스라엘처럼 느껴진다.

이런 기쁨의 원동력은 새천년도에 들어서 덕산면 두레봉 일대에 충북혁신도시를 개발한 것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굵직한 우량기업체 유치도 한목하고 있다.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분봉하는 벌떼처럼 전입하고 있어 더욱 흐뭇하다.

우리도 인구절벽으로 민선초기 청주시 어떤 동의 인구보다 적어 한 동안 풀이 꺾여 있었다. 하지만 지역발전의 남다른 지혜와 열정으로 타 자치단체를 압도하고 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경제지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인당지역총생산과 고용율, 재정자립도가 도내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대규모 우량기업체를 유치하여 우리의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생거진천의 염원에 앞장서온 덕산면(德山面)의 지명 유래를 살펴보니 본래 덕문면(德文面)과 산정면(山井面)의 이름을 딴 합성어이다. 면소재지 일원의 용몽리가 '구말'로 나오며 '몽촌리(夢村里)'라는 한자 지명이 대응되고 있다.

조선시대 어떤 분이 피난하다가 현몽하여 터를 잡았다하여 꿈마을이라 하던 것이 꿈말(夢村)이고 '구말'로 변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전통시장도 원래는 한천리에 있었는데 홍수로 인해 유실되자 '구말'로 옮기고 '구말장터'로 불리고 있다. 그분의 향기로운 길몽 기운이 두레봉 자락을 넘어 온 지역으로 막 퍼지는듯하다. 우리 모두의 소망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꿈에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