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건강칼럼] 구은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시간이 지날수록 미세먼지 '나쁨' 수치를 상회하는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그리는 하늘은 파란색이 아니라 먼지로 자욱한 '회색'이란다. 회색빛 하늘 아래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린 채, 그래도 여전히 즐거운 표정으로 운동장을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고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가정에서 석탄이나 석유가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먼지로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꽃가루(20-40㎛)보다 작은 입자다. 이들은 황산염, 질산염, 탄소화합물 및 금속화합물 등의 유해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코를 통해 들어오는 대부분의 유해물질은 코털과 비강 점막의 섬모를 통해 차단되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기도를 거쳐 폐의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다.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인체 내 더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여 혈액을 따라 심장과 뇌에까지 도달한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각종 피부질환,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 안구질환 및 비염, 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뇌, 심혈관계 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직 호흡기가 튼튼하지 못하고 질병에 대한 방어력이 미숙한 어린이들은 같은 미세먼지에 노출되어도 건강한 성인에 비해 이러한 질병들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 오염이 장기화되면서 소아 호흡기 환자 증가에 대한 우려와 평소 철저한 건강관리 및 질병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꽃가루가 많이 날리고 건조한 봄철에는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이 유행하는데, 올 해는 미세먼지와 몽골과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까지 더해져 더욱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평소 환절기 감기나 비염 등 질환에 취약한 아이들은 질병에 노출되기 이전에 미리 호흡기 및 건강상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저하된 호흡기 기능은 강화시키고 전신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아이의 체질 및 건강상태에 따른 한의학적 침구치료 및 적절한 한약재 약물 복용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질병을 치료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환절기 이후의 건강까지도 지속 관리할 수 있다.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가정 내 호흡기 질환 예방법을 살펴보자.

△실내 미세먼지 유입을 막기 위해 집 안의 창문을 닫아야 한다. 에어필터나 공기청정기를 이용해 집 안 공기를 환기시키고. 물걸레질을 통해 바닥과 가구에 쌓인 먼지를 닦아준다.

△집 안의 온도 및 습도는 적절히 유지한다. 온도 20~22℃, 습도 40~60%.

△외출 시 미세먼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다. 모자도 함께 착용하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KF80/KF94/KF99 마스크를 이용. 수치가 높을수록 차단률은 좋지만 아이들은 답답해하고 호흡이 불편할 수 있다.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알맞은 마스크를 고르도록 한다.

△외출 후에는 세안 및 손과 코를 잘 씻는다. 양치를 통해 입안을 깨끗이 헹궈준다.

△자기 전에는 샤워를 하고 머리를 꼭 감는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옷으로 완전한 차단이 어려울 수 있다. 또 미세먼지가 두피의 모공을 막아 원활한 피지 분지 및 혈액 순환을 방해하므로 모자를 착용해 두피를 보호하고, 외출 후에는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물을 수시로 마시자. 호흡기로 침투된 미세먼지를 씻어내고 노폐물을 걸러내기 위해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건조해진 점막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더 취약해지므로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해주어야 한다.

△청량한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한다. 유해 중금속 물질이 체내에 쌓이지 않고 배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음식에 포함된 미네랄, 비타민 등 영양소가 신진대사를 높이고 면역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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