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교수

 

[충청의 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얼마 전, 이번 여름에 학과 학생들과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의 우즈베키스탄 월드프렌즈 ICT봉사단 파견 팀으로 선정되어 3박4일간의 소양교육을 받게 되었다. 학생들과의 해외IT봉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지라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소양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었다. 대체로 소양교육이라는 것이 피교육자가 의무감으로 할 수 없이 받는 것이어서 그다지 흥미로운 진행이 되긴 어렵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매번 소양교육 때마다 관심이 가는 강의가 하나쯤은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필자를 졸지 않게 만들고 관심을 집중시켰던 강의가 있었다. 모 영화감독에 의해 진행되었던 ‘SF 영화로 보는 4차 산업혁명’ 이라는 주제의 특강이었다. 영화는 현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영화의 내용이 미래의 모습을 예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미래의 과학기술을 영화에 접목하는 장르인 SF(공상과학)영화가 그렇다. 많은 SF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다루는 소재는 인간을 모방한 로봇이다. 사실 로봇은 이미 현실에서 많이 존재하고 많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공장이라는 공간에 한정되어 사용되고 있기에 평소 잘 보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로봇 과학자들은 인간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을 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개발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성되면 로봇은 좀 더 우리 주변에서 인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단계가 안드로이드 로봇이다. 안드로이드 로봇은 인간의 피부나 체모 그리고 동작 및 표정까지 표현이 가능하고 인간과 같은 지능 수준을 갖는 AI로봇을 말한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로봇은 기계 로봇보다는 원형질로 배양해 피부와 장기조직까지 진짜 사람과 유사하게 만든 인조인간을 의미한다.

1982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브레이드 러너’에서는 2019년 11월의 미래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한 천재 과학자에 의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는 레플리칸트라는 안드로이드 로봇이 만들어 지고 이들은 인간과 동등한 지적 능력에 인간을 앞서는 신체 능력을 가졌으나 격리된 채 전투원이나 우주개발, 또는 섹스인형과 같이 인류의 노예로서만 사용되는 상태였다.

그리고 인간은 레플리칸트의 인간을 뛰어 넘는 능력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로 생명을 4년으로 제한시킨다. 그러나 이 레플리칸트는 인류와 동일한 사고를 가졌기 때문에 자신들의 처지에 불만을 갖고 식민지 행성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자신들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천재 과학자를 만나기 위해 지구로 잠입한다.

스토리의 전개는 마치 16세기 아프리카 노예가 아메리카 대륙에 유입되어 인간이하의 차별대우를 받다가 19세기 중반에야 이르러 비로소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 선언에 의해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인정받고 자유를 얻게 되는 상황과 흡사하다. 결국 인류가 노예로 쓰기 위해 만든 안드로이드 로봇은 시간이 지나면 아프리카 노예가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인정받고 해방되었듯이 인간과 같은 존재로 인정받고 인간과 공생하는 로봇해방의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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