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산책]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올해는 더위가 예년보다 두 달 일찍 찾아 왔다.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33도 이상의 폭염이 지속됐다. 5월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도 속출했다. 올해 여름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걱정이다. 지난달 26일 영동지방은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높새바람의 영향으로 역대 두 번째로 빠른 열대야를 경험했다. 내륙 지방 곳곳에도 때 이른 폭염 특보가 내려져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 시달렸다.

올해 폭염은 더위를 모른다는 일본 홋카이도까지 수은주를 39.5도까지 올려 일본 전체 5월 최고 기온을 경신케 했고 53개 지역에서 35도 이상의 고온 현상을 일으켜 열사병으로 인명 피해까지 냈다. 또 중국 베이징은 수은주가 38도까지 올라가 때 아닌 더위 대책에 분주했다.

미국기상학회(AMS)는 세계 10개국 120여 명의 학자가 참여한 기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7~2018년 "지구를 달군 폭염과 가뭄, 대형 홍수 등이 인간의 활동과 그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이 지난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밝힌바 있다. 한반도에도 2017년 봄을 뜨겁게 달군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을 겪었고 이런 추세는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밝혀졌다.

올 여름은 에어컨에 의지하며 견뎌낸다 한들, 이후에는 또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 강력한 폭염을 더 강력한 에어컨 바람으로 이겨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2017 재해연보'에 따르면 태풍, 호우, 대설, 풍랑, 지진 등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아직 공식적인 정부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던 지난해에는 4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호우나 태풍, 지진보다 폭염이 더 사망자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불거졌던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이슈가 사회성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는 관리비를 이유로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안내문이 붙었던 사건은 폭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줬다. 다행히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 보조금을 줄 정도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다행스럽다.

폭염은 단순한 더위를 넘어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으로 변모하고 있어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그 첫걸음으로 정부가 나서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온열지수를 통한 행동요령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의무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여름을 반면교사로 삼아 폭염에 대한 인식을 바꿔 모든 국민이 폭염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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