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얼마 전,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를 필리핀으로 대량 수출한 게 들통나 일부 되돌아왔다. 과정이야 어쨌든 황당한 국제적 수모다. ‘환경처’ 시대를 거쳐 1994년 12월 ‘환경부’가 장관급 수장으로 발족된 지 29년째, 아직 미세먼지 만큼이나 답답하고 뿌옇다. 반면 환경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 감시·해결 역할을 하는 관련 단체도 여럿 생겼다. 대체 에너지 자원, 기후 분야 등 미래 관심 분야 역시 양 손가락으로 모자란다. 그러나 우리의 환경 현실은 구호성 캠페인과 하나마나한 점검 외엔 글쎄다. 환경관련법마저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세상, 개발·오염물질 생산 및 쓰레기 대란 역시 교통법규 위반보다 ‘매우 나쁨’ 수준이다. 본원적 처방 못지않게 의식변화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2학년짜리 손주 일상이 요즘 화제를 부른다. 화장실을 다녀온 유치원생 동생한테 “화장지 몇 칸 썼냐?”며 다그친다. “여섯…” 대답도 채 끝나기 전 혼쭐났다. 일회용 컵은 쓸 엄두도 못 낸다. 어떤 근거였을까? "하나 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라는 학습 실행 이었다. 그러나 두 칸 규제에 묶인 화장실 분위기가 ‘뭐 누고 뭐 안 닦은 것처럼’ 왠지 꺼림칙하여 아직 시비마저 엇갈린다.

친환경 고수들은 말한다. “예측 불가의 경고성 징후가 해양 오염과 지구 온난화 등 여기저기서 나타남을…” 환경의 날은 곧 사람의 날(people’s day)임을 공감한다. 정부는 대형마트와 수퍼에서 일회용 봉투사용 금지와 함께 내년까지 유색 음료 페트병부터 무색으로 바꾼다는 범부처 추진을 발표했다.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제2 제3의 순환 형 원스톱 시스템은 선제적이다.

궁극적 행복은 환경과의 관계 속에 영글어간다. 설령 자연으로부터 쉽사리 얻어냈다 해도 공짜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흔한 것으로 여겨 펑펑 사용하던 물을 보라. 먹는 물 값이 휘발유를 제쳤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 단기 이익만을 노린 채 빼먹기만 하니 환경 부메랑은 당연한 수순 아닌가. 종합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책도 여전히 미흡하다. 청주시 폐기물처리업체 행정처분 강화를 주목한다. 옥신각신 엉거주춤 일 때 잘못 간 길을 또 밟는 오류를 낳기 쉽다.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둔 공원개발 잡음도 그렇다. ‘계획 정비와 눈 감고 아웅’을 걱정한다. ‘자연 훼손·지역 간 불균형 유발·삶의 질 저하’등 개발 온도차가 크다. 다양하게 맞물린 이해관계로 결코 순탄 과제가 아니다. 더 난감한 건 최악에 이른 내 몫 챙기기다. 환경 해법은 사람밖엔 없다. 여러 논란을 딛고 전국 최초 조성된 도시 속 ‘두꺼비 생태공원’ 사례처럼 환경과 사람 사랑 법, 지자체·시민·관련단체 균형감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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