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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해상 감시망,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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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3  1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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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선이 삼척 앞바다까지 130㎞를 내려왔는데 아무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들이 무장이라도 했더라면 우리는···." 주민 4명이 탄 북한 소형 목선 한 척이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다.

북한 어선이 지난 12일 동해 NLL을 넘어 15일 주민 신고로 발견되기까지 나흘간 우리 해상에 머무는 동안 해군과 해경, 육군의 3중 감시망이 전혀 알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혹여 무장한 북한 군인들이 이곳으로 침투했다면 국민은 물론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 

관계 당국과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9시쯤 NLL을 넘은 북한 어선은 14일 밤 삼척 동방 2∼3노티컬마일(3.7∼5.5㎞)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했다. 

이 어선은 다음 날인 15일 오전 5시가 넘자 동해 일출과 함께 삼척항으로 진입했다.

군경은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와 접안한 북한 어선을 인근에 있던 우리 주민이 이날 오전 6시 50분쯤 112신고를 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북한 어선이 동해상으로 130km를 이동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하는 동안 해안경계망이 완전히 뻥 뚫린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확한 정보가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군 당국은 '경계작전 실패'를 자인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이 축소·은폐 의혹까지 번지면서 논란은 오히려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청와대 등이 이번 사건의 '본질'을 처음부터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반적인 국가위기관리 대응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관계 당국이 경계실패와 허위 보고, 은폐 행위 등을 조사한다고 밝혔지만 의문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먼 바다와 근해, 연안까지 북한 소형선박에 뻥 뚫린 3중 해상경계망 가운데 육군의 연안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북한 선박 사태와 관련한 정부 당국의 말 바꾸기 등 오락가락한 대응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다. 또 귀순 의도를 지닌 북한 주민이 수백㎞를 지붕도 없는 1.8t의 소형선박에 의지한 채 이동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데도 당시 북한 주민의 모습과 복장 상태가 매우 깨끗한 점도 의문으로 남고 있다.

이밖에 정부 당국이 북한 선박을 선장의 동의로 폐기했다고 발표한 것을 놓고 귀순 선박은 증거 보존을 위해 남겨 두는 것이 원칙인데 섣부른 폐기 발표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군과 해경, 육군으로 이어지는 3중의 해상·해안 감시망을 맡은 군경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군경이 이번 사안에 대한 인식이 다소 느슨한 것 아닌가 우려된다. 지난 1968년 울진 삼척과 1996년 강릉에서 벌어진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잊어서는 안된다.

군경은 숨김없이 치부를 드러내고 바로잡는 노력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정부는 근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처방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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