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평균 48.1㎜ 그쳐
작년 동기대비 5분의 1 수준
내일 예보도 5㎜ 안팎 예상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지난 10일부터 충북 전역에 폭염과 마른장마에 근심이 컸던 농가들의 갈증을 달래 줄 단비가 내렸다.

그러나 충분한 해갈에는 비의 양이 부족해 농심(農心)이 타들어 가고 있다.

11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추풍령 42.3㎜, 보은 22.5㎜, 제천 17㎜, 진천 22㎜, 증평 19.5㎜, 옥천 28.5㎜, 단양 26㎜, 증평 19.5㎜, 음성 16㎜, 충주 16.2㎜ 등 충북전역에 10~40㎜ 안팎의 비가 내렸다.

이번 비는 이날 오후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전망이다.

지난 26일부터 올여름 장마가 시작된 후 모처럼 비 같은 비가 내렸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이날 현재까지 충북지역의 올여름 장맛비는 평균 48.1㎜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수량 261.5㎜와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오는 13일에도 비 소식이 전해지지만 이때도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에 머물 것으로 기상지청은 내다봤다.

농업 관련 기관들은 이번 단비도 양이 적어 대부분 지표에 스며드는 데 그쳐 저수량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9일 기준 도내 농어촌공사 및 지방자치단체 관리 저수지 760곳의 저수율은 50.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5%p나 낮다.

충주댐과 대청댐의 저수율도 각각 32.9%와 54.9%에 머물러 있다.

도내 농가들은 모처럼 메마른 대지를 적신 단비가 반갑지만, 가뭄 걱정은 여전하다. 마른장마에 시들시들했던 고춧잎과 옥수수 등은 이틀간 내린 비에 생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저수지나 도랑을 채울 물은 여전히 부족해 가뭄이 계속되면 물 댈 일이 한 걱정이다.

괴산군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어제부터 내린 비로 한숨은 돌렸다"며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마른장마가 계속되면 옥수수가 다 타게된다. 저수지에서 물을 퍼 나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까지 충북도에 접수된 도내 농가의 가뭄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현재 충북은 강수확률을 기초로 한 기상학적 가뭄 지역에 포함됐으나 농업에 피해를 줄 만큼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당분간 큰 비 예보가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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