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ABC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충청칼럼] 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ABC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UN이 정한 고령사회의 기준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는데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를 기준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4%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하여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는 의학이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나 생기는 선진국형 사회이지만, 많은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문제는 빈곤·질병·고독감 등이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변하는 데 상당 기간이 소요되어 그에 대한 준비도 체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성장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어 2000년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후 20년도 안된 상태에서 2018년 고령 사회에 진입했으며 현재도 급진적으로 진행되면서 불과 8년 후인 2026년도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은 우리나라의 미래사회를 불투명하게 해주는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는 더욱 심각해 이미 65세 이상의 노인이 40%를 넘어서고 있어 노동력 부족에 따른 영농 차질은 불 보듯 확연한 사실이다. 더욱 더 점점 심각해지는 저 출산사회는 고령화를 부추기는 촉매제처럼 작용하면서 2050년 쯤 되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고령국가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누구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로망이 되고 건강에 대한 국민 관심도는 최고조를 달하면서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등장하게 되자 귀농 귀촌은 물론 캠핑, 트레킹이 유행을 하고 세단승용차 보다는 SUV 차량이 많이 팔리는 사회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거기에다 점점 심각해져 가는 미세먼지까지 합세하면서 도시민의 농산어촌으로의 이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확대되고 많아질 수밖엔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좋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치유의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농촌의 어메니티를 이용한 부가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시대적 기회가 찾아왔다고 봐야한다.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이 가지고 있는 고전적이면서도 복구스타일의 기반들이 농업인들에게 가치로 등장하고 이를 이용한 농업경영 구조가 발달하면서 우리 농업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거부인 빌 게이츠가 “이제 혁명이 일어날 산업은 농업밖에 없다.” 라고 단언했듯이 농업은 인간의 창자만 채워주는 산업에서 급격히 탈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생활에 환멸을 느낀 은퇴 인들이나 퇴직자들은 물론 치유와 건강을 위해 도시를 탈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심성과 인성 수련을 위해 농촌을 찾는 도시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농촌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공간에서 점차 그 기능이 확산되면서 휴양, 관광, 치유, 학습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며 이런 영향으로 우리 농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젠 농촌은 커다란 휴식공간과 관광단지가 되어야 하고 농장은 학습과 체험의 장으로 꾸며지면서 디스토피아로 변한 도시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심성을 바르게 잡아주는 농심학교로, 복잡한 도시생활로 정신건강이 약화된 도시민의 힐링 장소로 농촌, 농업은 거듭나야 한다.

거대한 이웃인 중국도 너무나 일찍 찾아온 고령화와 맞물려 휴양농업이 국가시책으로 채택되어 이미 많은 부분에서 우리를 앞서고 있으며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는 이미 휴양과 치유농업이 대세처럼 발전하고 있어서 농장이 우리의 요양원을 대신하고 있으며 유치원을 대신하는 농장도 수도 없이 많은데 이는 농업이 복지를 담당하는 산업으로 변모하면서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할 때 우리 농업의 부가가치는 향상될 것이며 이젠 농산물의 생산보다 농업, 농촌, 농산물을 이용하여 휴양과 치유, 관광, 체험, 학습 등에 키워드를 장착한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미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민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도 우리농업에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런 현상들은 우리농업에 새로움에 힘을 더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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