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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박경리김복회 전 오근장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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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4  13: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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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동장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데도 우린 원주로 향했다. 모두 설레는 마음에 들떠 있다. 직장선교 활동을 함께했던 친구들과 퇴직 후 만든 모임에서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나기 전 필자는 이 소중한 여행을 위해 무엇을 준비 할까 생각하다가 직접 운전을 하는 걸로 했다.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분주하다.

얼마 전 불이나간 전조등도 교체하고 세차도 직접 말끔히 했다. 후끈한 차안을 청소하는 마음이 설레고 내 애마와 함께 할 친구들 생각에 손길도 바쁘다. 방향제도 뚜껑을 열어 은은한 향을 내게 하고 나니 모처럼 차도 호강을 하는 것 같아 혼자 웃는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모두가 설레는 맘으로 각자 먹을거리를 싸들고 우리 집으로 모였다.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우린 지금 다리가 떨리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떨리는 거다. 오랜만에 달리는 고속도로는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첫코스로 박경리 문학공원을 갔다.

박경리 문학공원은 2년 전 직장독서동호회에서 와본 곳이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마음에 필자가 주장했다. 정수리에 내리 붓는 뜨거운 태양을 이고 해설사와의 약속 장소로 갔다. 영상 속에 나오는 박경리 선생님은 참 소박한 삶을 사신분이시다. 가정적으로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토지라는 걸작을 토해내게 했을 것이다.

다시 보고 또 들어도 싫지 않을 만큼 큰 감동이다. 지난번 왔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토지를 읽기 전과 읽은 후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공원에서 박경리 작가의 삶을 돌아보고 온갖 어려움 속에서 쓴 걸작이 토지임을 알고는 20권 전집을 바로 구입하여 읽었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데도 처음보다 더 새롭게 다가온다. 소설속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인물 관계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전에는 그냥 대충 보고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인물 하나하나에 눈길이 머물고 마음속에는 그들 하나하나가 했던 말들이 들리는 듯하다. 문학관 관람을 마치고, 박경리 작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살았던 옛집을 방문했다. 소박하게 사셨던 모습과 26년 동안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글을 쓰셨다는…

선생님의 말씀 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우린 숙소로 돌아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믿음생활에 대한 각자의 문제점과 앞으로 신앙인으로서 지켜나갈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가끔은 일상을 벗어나서 이렇게 소소한 행복으로 주변 사람들과 몸을 부비며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복되고 좋은 일인지 참으로 깊이 느꼈던 시간이었다.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태양은 우리 마음처럼 여전히 뜨겁게 달군다. 차안의 따가운 햇볕을 양산으로 가리는 진풍경이 벌어졌지만 박경리 선생님을 다시 만난 뿌듯한 하루가 천천히 저물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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