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충청의 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7월부터 한 달간 학생들과 실크로드의 중심국인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의 2019 월드프렌즈 ICT봉사단 활동을 하고 있다. CIS국가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들이 많아 지인에게 우즈베키스탄으로 봉사하러 간다고 몇 번이나 알려 줘도 매번 혼동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나라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의 유학생 수로 보면 중국, 베트남, 몽골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고 하며 증가율 면에서는 가장 높다고 한다.

양국대통령이 번갈아 국빈방문을 하고 투자와 원조를 늘려갈 만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관계는 한층 돈독해지고 있다. 투자국 순위 면에서도 중국, 러시아에 이어 한국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1인당 GDP로 보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수준은 약 2000달러 정도로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2016년 취임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경제를 일으키려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직원들 말에 의하면 그는 지금 나라 전체의 모든 걸 바꾸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타슈켄트 시내를 다니다 보면 예전 고도성장기의 서울과 같이 곳곳에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현대식 빌딩들이 올라가고 있다. 각 분야 국정의 책임자인 장관도 기존의 나이 많은 장관에서 젊은 장관으로 대대적으로 교체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성과를 신속하게 내지 못하는 장관은 가차 없이 교체 시킨다고 한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예는 컨테이너에 불법으로 금을 가지고 들어온다고 해도 검사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경제개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봉사활동하고 있는 대학의 총장도 40대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주 우즈베키스탄 강재권 대사의 말을 빌리면 많은 개발도상국을 다녀 봤지만 우즈베키스탄은 특별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은 순박하지만 엘리트들은 개인의 이익만 취하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우즈베키스탄의 엘리트들은 대체적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나라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 유행가가 있을 만큼 경제를 발전시키기 어려웠던 현실을 극복하고 3만 불에 도달한 한국처럼 사면에 바다도 없고 배를 이용한 물류가 어려워 높은 물류비용으로 경제발전에 어려움이 있는 우즈베키스탄이지만 철도를 잘 활용하고 실크로드 중심이라는 지리적 장점도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3만 불을 실현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대사로 부임하기 전보다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인식이 대부분 긍정적으로 좋아졌고 한국처럼 1인당 GDP가 3만 불에 도달 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인당 GDP 3만 달러의 우즈베키스탄, 기후나 물류비용 구소련 시절의 잔재 등 장애 요소가 많지만 국가 발전의 의지가 있는 대통령과 열심히 일하는 젊은 장관과 사심이 없는 엘리트들이 있다면 언젠가는 이루어 질 수 있는 꿈이 아닐까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