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네덜란드에 국내사 추격전

전자종이 관련 특허출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허청(청장 전상우)에 따르면 2001년 6건이던 것이 이후 최근 6년간 매년 두 배 가까운 비약적인 증가를 보이면서 2006년에는 156건의 특허출원 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기영동(電氣泳動) 현상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출원인별로는 필립스(네덜란드)가 100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출원을 하였고, 그 다음 lg전자 77건, 삼성전자 42건, lg필립스lcd 32건, 세이코 엡슨(일본) 17건 순으로 나타났다.

투명전극 사이에 잉크 미립자층을 적층시킨 형태로 구현된 전자종이가 주류를 이룬다.

원하는 표시영역을 대전시킴으로써 미립자를 디스플레이 표면에 이동하는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전압을 제거해도 잉크 미립자의 위치변화 없이 표시된 이미지가 유지되기 때문에, 마치 종이에 잉크로 인쇄된 것과 같은 표시효과를 얻게 된다.

전기영동을 이용한 전자종이의 경우 자체 발광을 하지 않아 시각 피로도가 대단히 낮고 실제 책을 보는 것과 같은 편안한 감상이 가능하다. 아주 적은 전력으로 실제 종이와 같이 유연하고 얇은 패널을 제작할 수 있는 기대감 때문에 차세대 평판 표시장치로서 주목받고 있다.

본래 전기영동(electrophoresis) 현상은 전기장 안에서 하전된 입자(이온)가 양극 또는 음극 쪽으로 이동하는 고전적인 물리현상을 말한다. 주로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 단백질 등과 같은 화학물질을 분리하거나 분석하는 기술에 활용되었던 기술이지만, 최근 전기영동 현상이 전자종이(e-paper)의 실현가능성을 열어주면서 디스플레이 응용에 관한 특허출원이 급증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은 플레이트(plate)형, 책자형, 두루마리형, 종이형 등 직접 종이를 대체하는 시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에 있다. 거리나 상점의 간단한 표시패널에 응용되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장차 평판 디스플레이는 물론 전자신문(e-newspaper), 전자잡지(e-magazine), 전자책(e-book) 등에 이르기까지 전자종이(e-paper)는 엄청난 기술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분야이다.

전자종이와 신개념 출판문화를 향한 도전은 디스플레이 기술 전반의 중대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원천특허와 응용기술 확보를 향한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대전=장중식기자 5004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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