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선생님 배꼽 아파요" "어디 보자. 약을 바르면 금방 나을 거야" 친구들이 빙 둘러서서 걱정하는 데 내 짝은 웃었다. 기분 나빴다. "너 이따 봐" 필자의 여섯 살 손주 설명을 받아쓰니 한 편 동시다.

"그래, 네 짝하고 싸웠어?" " 아뇨…" 어디 아이들만의 세계일까. 일본이 최근 우리나라 백색국가 제외 등, 전 방위 무역제재 총 공세다. 엉뚱한 '자국 안보' 명목으로 트집 잡았다.

과거 찬탈 행위에 따른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보복이다. 일본 여론조차 비아냥거려도 으름장 행보는 수위를 높인다.

그간 초등학교 교과서 기존 3종과 나머지 2종까지 독도를 자기들 영토로 표기하지 않나 '못 먹는 감 찔러보기' 역사 도발은 노골적이다.

더구나 아베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은 전후체제를 뒤집는 전쟁 도화선 아닌가.

저절로 변할 수 없음을 드러낸 제국주의 논리야 말로 상처를 곪게 한다. 지나칠 정도로 격을 따지고 디테일한 외교적 조롱과 오만한 자세 에'설마' 했다. 우리 경고에도 일절 귀를 막았다. 

사느냐 잡느냐의 바둑판처럼 언제  굽이칠지 모른다. 그렇다고 곧장 덤빌 수가 나지 않는다.

어느 나라든 리스크를 안고 산다. '총성 없는 전쟁' 상황으로 치열하나 실질적 해결책은 다르다. 1960년대 정부조직부터 '과학 기술 입국'을 다지며 장관급 과학기술처를 탄생 시켰다.

얼마 안 돼 '교육과학기술부·미래창조과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한 지붕 두 세 가족으로 기운을 빼 혼선이 빚어졌다.

'미래를 움직일 힘'인 과학이 구호나 일회성 행사 중심 '대충''빨리'의 의아한 전제가 앞선다.

기초과학 분야 R&D 투자 쪽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나 체감은 어둡다. 과학 기술 관련 인재 해외 유출과 마이스터고·이공계대학 등 역시 무기력에 연동돼 있다.

'공대 졸업자 일반 행정직 환승' 사례도 노골적인 기술경쟁력 격차를 드러냈다.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 특단의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치졸한 아베의 무역 금한령(禁韓令)은 불거질 변수를 예측하기 어렵다. 대결과 충돌, 기업차원 대응으로 한계가 있다. 통상·산업·외교·교육 모두 겨를조차 없었다. 무신경했다는 방증이다.

일본의 미국 편승 전략도 대처가 아쉽다. 냉정하게 분석하고 정확하게 들이대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핑크빛을 흔들고 있다. '어떻든 잘 되겠지' 요행의 늪에서 벗어나 장벽을 넘어야 할 국민의식이 먼저다. 감정적 배척만 능사가 아니다. '엎질러진 물'을 호되게 느끼는 것, 어떤 나라도 넘보지 못할 국가경쟁력에 있다.

추경 몇 천억 원 '땜빵 대책'보다 중요한 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미세 소재부터 핵심 기술·정보 융합까지 '100% 우리 화(made in korea)'다.

대응력도 떨어지면서 '너, 이따 봐'야 말로 눈 흘김에 불과하다. 광복 74주년, 대한민국 문패의 '비교 우위' 저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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