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래 인재 육성, 충북 발전의 답] 3 올바른 인재 육성 방안은

정부 고위직·대기업 임원 등
서울의 10개 大 출신들 잔치
일반고 진학 자녀 학부모는
아이 '우물 안 개구리' 불만
도교육청 올해나 내년 발표
육성 모델 최대 관심사 부상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정부와 청와대의 고위직, 공공기관·대기업의 임원 인사가 단행될 때면 '사자성어'가 회자되곤 한다.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출신이 약진하면 '태평성대', '참여연대', '결국한대' 등이 거론된다.

반면 고려대나 서울대 출신이 중용되지 못한 경우에는 '학수고대', '서울울대' 라는 사자성어가 언급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인사가 서울 소재 상위 10개 대학 출신들만의 잔치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소위 SKY라는 3개 명문대의 올해 충북 출신 진학생은 159명으로, 전체 입학생 대비 1.5% 수준이다.

충북 인구가 우리나라 인구의 3%가 넘는데 반해 절반 정도에 그친 셈이다.

특히 진학률 1.5%의 수치는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이고 진학생 159명은 우리나라 전체 3학년 고교생 수 대비 0.89%(전국 16위) 로 저조하다.

지역에서 명문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충북도내에는 자사고가 없지만 비평준화 지역 고교가 그 역할을 일부 해오고 있다.

옛 청원군 지역 고교가 대표적이다.

이들 학교는 중학교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곳 고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학내 면학 분위기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반고에 자녀를 진학시킨 일부 학부모들은 성적별로 고르게 진학시키는 현재의 고교 입학 제도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조금만 노력해도 학교 내신은 상위 등급을 받다보니 '우물 안 개구리'가 돼 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주지역 일반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딸을 둔 이 모씨는 "지난 6월 전국 모의고사는 재수생도 참여해 이번 시험 결과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11월 수능의 등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인데 올해의 경우 충북 이과에서는 1등급에 속한 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며 현 고교 입시 제도를 비판했다.

도교육청은 명문고 육성 방안 등의 연구를 위해 지난 4월 11일 홍민식 부교육감이 단장인 추진단을 구성했다.

추진단은 '모든 아이를 창의 융합 인재로, 모든 학교를 명품 학교로'를 목표로 도내 모든 학교의 교육 수준을 높이고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일반고, 예술고, 외국어고, 특성화고, 혁신도시 미래학교, 영재교육원 등 10개 분야의 인재 육성 모델을 연구할 계획이다.

같은 달에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도교육감이 명문고 육성 방안으로 도내에 입주한 기관·기업의 임직원 자녀(중학생)들이 주소를 충북으로 옮기지 않고도 지역 고교에 입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데 합의했다.

현실적으로 자사고 설립은 현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과 차이점이 있어 마련한 차선책이다.

그러나 이런 입학 특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이후 도교육청은 자율형 사립고가 없는 시·도로 이전한 기관·기업 임직원 자녀에게 고등학교 입학 특례를 주자는 내용의 건의문을 지난 6월 교육부에 제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여건이 열악한 충북 등에 한해 재학 중인 중학교 소재지와 관계 없이 전국 단위 모집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도내로 이전한 기업·기관 임직원의 가족 동반 이주를 촉진하자는 취지도 담겼다"고 덧붙였다.

최대 관심사는 도교육청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발표할 미래인재 육성 모델이다.

도교육청이 교육부에 제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반영 여부가 이 모델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도는 지난 5월 도의회 교육위원원회가 주최한 충북의 지역 인재 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도·시군, 도교육청이 역할을 분담해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도는 사립 명문고 유치에 나서고 정부는 교원대부설고의 명문고 육성을 지원하며 교육청은 기존 도내 고교를 명문고로 육성하자는 구상이다.

지역 관계자는 "명문고란 다양한 입시 전형 상황에서 학생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지원하는 학교일 것"이라며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교육당국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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