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내년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올랐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는 12일 집단탈당을 선언했고,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싼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현 지도부 퇴진 여론이 유지보다 훨씬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탈당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세 규합에 나서 11월 내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방침이다.

'보수 빅텐트론'에 맞선 '제3지대 빅텐트론'을 펴는 이들은 선제탈당을 통해 중도 세력의 구심점이 돼 범진보와 범보수를 아우르며 정계개편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탈당회견에서도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포섭하지 못한 중도층을 지지층으로 적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평화당 분당이 내홍 중인 바른미래당 분당의 촉매가 되고, 제3지대 통합과 보수 통합까지 연쇄 촉발해 정치권의 '새판짜기' 흐름을 본격적으로 추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온다.

대안정치와 마찬가지로 중도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 세력과의 결합에만 성공하더라도 제3정당으로서 변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화당 탈당 사태가 당장 정치권의 판을 흔들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여러모로 미지수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일단 당장 대규모 추가 합류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바른미래당 측과는 '당 대 당' 방식 또는 '헤쳐모여' 식으로 결합한다는 구상이지만, 이는 장기화 조짐인 바른미래당의 내홍 사태가 어떤 쪽으로든 매듭이 지어진 뒤에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편 바른미래당 혁신위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9~1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손 대표 체제 유지 여부 찬반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새 지도부로 교체하자는 응답이 45.6%로 나타났다. 

손 대표 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응답은 25.4%였다.혁신위는 "현재 손학규 지도체제의 유지를 바라는 응답자는 진보성향 및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자가 많으며, 새 지도부로 교체하자는 응답자는 중도보수성향 및 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 평가자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혁신위는 여론조사 세부 결과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지난 5~7일 진행한 공개검증 내용 등을 종합해 '지도부 공개검증'을 골자로 한 1호 혁신안의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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