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극단 늘품, 노희경 작가 작품
'엄마의 치자꽃' 내달 8일까지 공연

[충청일보 신홍균 기자] "죽는 게 뭔지 알아? 평생 보지도 만지지도 목소리도 듣지 못 하는거… 엄마가 죽는 건 괜찮은데… 정말 괜찮은데… 보고 싶을 땐 어떡하지? 문득 자다가 손이라도 만지고 싶을 땐 어떡하지? 그걸 어떻게 참지?"

"바람이 불면 바람이… 이슬이 되면 이슬이… 소낙비가 내리면 소낙비가 나였으면 해서 그래. 그렇게라도 너희 곁에 있고 싶어서…"

'꽃보다 아름다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그들이 사는 세상', '괜찮아 사랑이야' 등 삶을 위로하는 명작들을 써 우리 시대 최고의 감성 작가로 사랑 받는 노희경의 대표작이 충북 청주의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극단 늘품이 소극장 '예술나눔 터'에서 노희경이 쓰고 권영국이 연출한 '엄마의 치자꽃'을 공연 중이다.

12년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난 남편을 원망하기는커녕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는 엄마 윤자는 매일같이 언제 걸려올지 모를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기를 닦으며 1인분의 밥을 남겨두고 대문을 잠그지 않은 채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두 딸 희수와 지수를 키우고 있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기자로 인정 받는 첫째 딸 희수는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인 성격 탓에 집 나간 아빠를 하염 없이 기다리는 엄마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큰 소리 치지만 정작 자신이 남편 은우와 이혼하게 되자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남편을 기다린다.

프로 댄서를 꿈꾸는 막내 지수는 아빠를 미워하지 말라는 엄마, 자신을 무시하고 구박하며 잘난 척 하는 언니 희수가 이혼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자니 우습기도 하고 화가 난다.

자신은 절대로 두 여자처럼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반항한다.

그렇게 세 모녀는 서로의 아픔과 현실을 외면하며 살던 중 엄마 윤자의 위암 소식을 듣게 되는 데….
이 작품은 1995년 방영된 MBC 베스트극장이 원작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차준히 삶을 정리하려는 어머니와 그 사실 앞에 엄마의 병을 방관했던 자신을 자책하며 절규하는 딸을 그리고 있다.

노희경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늘품은 사전 예매 할인 이벤트로 3만원인 티켓을 1만원 할인한다.

예매는 예술나눔 홈페이지(www.artnanum.com)나 예술나눔 어플, 전화(☏ 043-266-9903·1661-1178)로 할 수 있다.

공연은 다음 달 8일까지 계속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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