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천 입시학원장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

‘You′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아름답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끝나는 도브(Dove) 광고가 있었다. 광고는 몽타주 제작자가 한 여성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 장은 그녀 스스로가 묘사해준 말을 듣고 몽타주를 그리고, 또 한 장은 그녀를 본 다른 사람이 묘사해준 대로 몽타주를 완성한다. 그렇게 완성된 몽타주 두 장은 꽤 달랐다. 본인은 단점 위주로 자신을 표현했고, 타인은 장점 위주로 그녀의 외모를 말해줬기 때문이었다.

이 광고는 자신의 외모를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각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존감과 내면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끝난다. 이 광고는 2013년 칸 국제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소평가한다는 이 광고는 실제로 맞는 것인가. 이에 의문을 제기한 과학잡지 ‘Scientific American’의 기사가 있었다. 정반대인 ‘you are less beautiful than you think.’(당신은 당신 생각보다 덜 아름답습니다.)라는 말로 흥미로운 실험 내용을 올렸다.

포토샵으로 보정한 이미지와 원본을 섞어놓고 현실의 자신과 더 닮은 것을 고르라 하면 자기의 이미지는 포토샵으로 보정한 걸 고른다고 한다. 그리고 타인의 것은 포토샵 보정 사진보다 원본을 실제 얼굴과 닮은 것으로 고른다고 한다. 인간은 타인에 대해서는 객관적 시각으로 판단하지만, 자신은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 실험의 결과다.

자신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는 증거의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1997년 미국에서 천국에 갈 확률이 가장 높은 인물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79%로 마더 테레사 수녀가 제일 위였고,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 등으로 이어졌는데, 1위는 놀랍게도 87%인 자기 자신이었다.

코미디언 조지 칼린은 ‘당신보다 느리게 운전하는 사람은 멍청이고, 당신보다 빠르게 운전하는 사람은 미친놈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라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인간의 속성을 향해 냉소적 유머를 던졌다. 많은 사람이 이 유머에 공감했다면 인간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속성이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마도 현실은 이런 두 성향의 사람이 혼재해 있을 것이고 그 성향에 따라 삶의 방식도 다를 것이다.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위축 시켜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망가뜨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와 낙관적 편향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성향을 도전과 극복으로 승화시켜 발전과 혁신을 이루어 낼 수도 있지만, 지나친 독선적 확신으로 세상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정치인 중 많은 사람이 후자로 보인다. 만약 주관적 자기 확신과 스스로 예외적 존재라 생각하는 독선적 신념이 지나치다면 이는 주변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재앙이다. 객관적 시각으로 자신을 볼 필요가 있다. you are less beautiful than you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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