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공정성 때문에 안정성 잃어’ 이 말은 교육계에 혼란을 주고 있다. 교육의 공정성과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 두 가지를 각각 분리 독립된 변수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상호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발전이라 말할 수 있다. 작금의 교육개혁의 중심은 이 두 가지를 각각 분리 독립으로 교육개혁에 접근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뿐만 아니라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교육이 도마에 오르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육이 흔들리면 교육일선현장의 혼란은 너무도 자명하다. 교육 100년 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교육개혁은 충격적 요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국민대다수의 의견을 수렴하여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선해야 한다.

‘교육 관계 장관회의’에서 문대통령의 “학생부종합전형, 투명하지 않아 깜깜이 전형” 개선 지시가 나왔다. “차라리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입시당사자, 학부모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위법이 아니라도 특권과 불공정은 용납해선 안 된다는 국민의 뜻 존중해야”한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입시 당사자인 학생의 역량과 노력보다는 부모의 배경과 능력, 출신 고등학교 같은 외부요인이 입시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과정마저 투명하지 않아 깜깜이 전형으로 불릴 정도”라며 이에 대한 개선을 지시했다.

성적 일변도의 평가에서 벗어나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발한다는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 개선방안을 11월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다소 수긍은 간다. 하지만 조국사태에 즈음한 이때에 급조의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염려의 시선이 가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서 여유를 가지고 개선할 경우 더 신중해 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종 개선 방안과 함께 서울 지역 대학의 정시 비율 상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종 위주 수시전형은 그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져 수능 위주 정시전형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십, 수백만 학생의 미래가 달린 입시를 한 달 안에 바꾸려는 과속은 우려스럽다.

2022학년도 대입은 지난해 8월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 공론화위원회를 거치며 1년간 공론화 끝에 ‘정시 비율 30% 권고’로 정해졌다. 이에 맞춰 고교를 선택한 학생들은 교육제도가 요동치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조국 사태로 드러난 교육 불공정의 책임을 대학에 돌렸다는 평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부모 스펙’이 입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간과한 채 불공정 교육의 원인을 입시와 대학에서만 찾는다면 교육개혁의 출발점이 한참 잘못된 것이다.

더욱이 지난 10년간 학종이 급격히 확대된 것은 이를 대학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 교육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본다. 학종 개선에 무게를 뒀다가 대통령지시로 하루 만에 입장을 급선회한 교육당국의 일관성 결여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에 무리가 따르고 있다고 보겠다. 정시확대의 경우 수능 변별력을 높이는 방안 등 종합적인 대안을 동시에 제시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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