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民 일방 추진 유감"
민주당 "3년간 발목 잡아"

[세종=충청일보 장중식기자]  속보=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본보 11월 1일자 2면>

민주당 세종시당은 4일 성명을 통해 "지난 달 31일 자유한국당 충청권 시·도당이 발표한 성명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적극 찬성한다는 해당 성명은 550만 충청민을 기만하는, 다가오는 총선 표를 의식한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시당은 또 "세종의사당 설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오랜 공약으로, 2016년 6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 8월에는 당 내 국회세종의사당추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지난 3년 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사사건건 관련 사안을 발목 잡아 허송세월을 보내며 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비난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가 발간한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 보고서에 세종의사당 기본설계비 10억원 전액 삭감을 적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세종의사당 건립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한국당 지도부와 중앙당을 먼저 설득, 한 목소리로 통일된 당론을 펼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31일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은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 충청권 시·도위원장들의 공동성명을 통해 "세종의사당에 적극 찬성하고 건립에 앞장설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세종의사당 설치는 여야 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임에도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당 시·도당은 "민주당은 사실을 곡해하고 한국당이 국회 세종 분원을 반대한다며 생트집을 잡고 있다"며 "예산의 법적 근거가 될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운영위에서 충청민의 애간장만 태우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위원장도 "해당 상임위인 국회 운영위에서 제대로 된 논의 한 번 거치지 않은 채 졸속 추진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회 이전을 당론이라 주장하면서 국회 운영위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세종의사당 설치 문제는 충청권 시·도당, 그리고 중앙당 입장이 묘하게 엇갈리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그동안 여당 주도의 추진이 자칫 야당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불거지기 시작한 세종의사당 설치 문제는 여야 간 치열한 정치 공방으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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