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차량이 몹시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포늪을 향하여 달렸다. 시조 시인인 친구가 우포 시조 문학제에 같이 가자고 하여 두말없이 따라나섰다. 숲을 공부하면서 우포늪, 대암산용늪 등 습지의 중요성을 배웠다. 대암산용늪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곳으로 반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라고 했다. 우포늪은 두 번째로 1998년에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어 국제 보호 습지로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다.

우포늪에 대해서 방송이나 각종 언론에서 많이 홍보해 알고 있었고 사진 동호회에서도 사진 출사를 가자해놓고는 가보지 못한 곳이다. 그런 곳인 만큼 가는 내내 설레었다. 문학관에 도착하니 행사준비로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행사에 초대된 손님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중 창녕군수를 비롯한 수행원들도 보였다. 그들은 창녕군 상징이 아닌 특이한 배지를 달고 있었다. 궁금하여 수행원에게 물으니 따오기란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따오기라서 호기심이 발동해 물어보니 이곳 우포늪에 따오기 복원센터를 설립하고 꾸준한 노력 끝에 지난해에 363 마리의 따오기를 복원하였다고 했다. 이렇게 귀한 따오기를 알리기 위해 창녕군수가 그 배지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아 주었다.

필자도 한 개 얻은 배지를 왼쪽 가슴팍 옷에 달고는 잠시 따오기에 대해 생각해 봤다. 지금까지 한 번도 따오기를 본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 불렀던 따오기 노래가 생각났다. 보일 듯이/보일 듯이/보이지 않는/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언제 불러 봤나 잘 생각은 안 났지만 어렴풋이 가사가 생각나 마음속으로 부르고 나니 마음 한 구석이 서글퍼졌다. 가사 때문일까 생각하면서 따오기 노래에 대하여 알아보니 이 노래는 아동문학가 한정동 선생이 1925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발표한 동시에, 작곡가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인 동요로 나라를 잃은 민족감정을 노래한 것으로 간주되어 당시에 금지곡이 되기도 했단다.

아~ 그래서 처량한 마음이 들었나 보다. 따오기는 저어새 과의 대형 물새로 19세기까지 동아시아 습지와 논에 널리 분포 되었었으나 해방무렵부터 환경오염, 먹이감소, 포획 등으로 급속히 사라져 국내에서 멸종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멸종된 따오기를 창녕군에서 복원하여 키우고 있고 복원현장을 관람 할 수 있다고 하니 참 대행이다 싶다.

행사가 끝나고 늪 주변을 돌아보았다. 우포늪의 면적은 8.54㎢에 담수면적이 2.3㎢ 가로가 2.5㎢, 세로가 1.6㎢ 로 한반도 최대의 자연습지라고 하니 감히 눈으로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큰 규모에 넋을 잃었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는 가시연꽃, 생이가래 등이 자라고, 겨울이면 수천마리의 철새들이 아침저녁으로 늪 위를 나는 장관을 이루고, 300종이 넘는 동·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환경생태의 보고가 아니겠는가. 다시 돌아온 귀한 따오기를 전국 방방곡곡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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