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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화돼야할 정치권의 언어오병익 충북도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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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3  14: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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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익칼럼] 오병익 충북도교육삼락회장

사회 상궤에 어긋나는 말일수록 파장이 꽤 길다. 지난 국정감사장은 욕설과 고성을 빼면 기록할 게 없을 정도란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또라이다’ 조롱과 폄훼를 늘여댔다. 학교급식종사자 파업을 “미친X들”로 싸잡은 국회의원도 혼쭐났다. “웃기고 앉아있네. X신 같은” 등, 생방송 TV화면을 비웃듯 편향되고 오염된 언사는 섬찟하다. 날선 비판이야 그들의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선출됐으므로 모든 걸 거머쥐고 있다고 착각한다. 툭하면 고발·고소에 공권력조차 쥐락펴락하려 든다. 절묘한 언술,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가정교육과 공교육의 일그러진 결과’로 집약한다. 가끔 양념 수준 엇나간 말을 두고 정쟁 크기만큼 쌓인 화를 왜 모르랴. 언어폭력 진원지는 대부분 정치권을 거치면서 불량 의심이 짙다. 자기들 끼리 ‘도둑놈, 사이코패스, 실성한 사람’ 으로 빈정댄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속 ‘언어 온도’가 그립다.

요즘은 말 잘 하는 사람 천지다. 겨우 입을 떼기 시작한 아기들도 어른 뺨칠 언어로 종알댄다. 유·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아예 부모를 기절시킨다. 어쩌면 그렇게 본 적 들은 적 없는 새롭고 신선한 말을 할까. 하지만 촉촉하면서 맑은 언어의 유효 기간이 너무 짧다. 밥 먹듯 거짓말 일삼는 사람, 평소 몇 마디 듣기 어려우나 진실한 사람, 으름장과 돌출발언 등 말의 편차가 크다.

언어란 희망과 좌절의 힘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다양한 실제 삶 속의 울림을 통해서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필자가 만난 모 지방자치단체장 중엔 답답할지언정 끼어들기를 모르는 분이 있다. 폭탄 형 민원인 고함에도 상기된 표정을 짓거나 품위를 벗어나지 않은 채 반드시 웃음으로 마무리 한다. 몇 년 전, 경쟁하듯 얼굴 알리기 축사를 하던 졸업식장에서 ‘오늘부터 여러분의 모교가 생긴 걸 축하 합니다’로 압축, 좋은 말씀 1호로 선정 됐다.

연일 민생 안정을 습관처럼 부르짖으면서 되레 명분도 결론도 없는 걱정과 불안은 정작 그들이 만든다. 툭하면 막말·욕설·천박한 언어를 일삼던 사람일수록 위민(爲民)의 허구를 외친다. 결국 ‘내가 제일 잘나가’ 노래 말처럼. 호된 매에 시달리고 나야 반성하는 척, 합리적 대화보다 호통·닦달로 이죽거린다. 그러니 툭하면 회의장을 걷어차는 물오른 연기 밖에 뭘 기대하랴. 배짱도 뚝심도 아닌 무덤 만들기다.

숙성된 진짜 인물은 출마에 손사래를 치고 때 되면 나타나 표 구걸하는 단골처럼 비참한 게 어디 있으랴. 총선일 5개월 남짓, 여야를 막론하고 인재 영입 문을 열었다. 근사해 보이는 사람이 드물다. ‘그 밥에 그 나물’일까? 한 입으로 불출마 선언을 뒤집었단 얘기도 파다하다. 소위 신인(新人) · 구인(舊人) 합창하듯 ‘세대교체’를 부르짖으며 내심 ‘종신(終身)’ 의 목을 맨다. 일부 초선, 다선, 지망생 입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경쟁자를 밟고 넘어설 준비 작업이다. 정치가 점점 재미없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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