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목척교 사진 등 40점
日리츠메이칸대서 자료 대여
29일 대전시립박물관서 선봬

▲ 일제강점기 시절 대전역 앞 중앙로 풍경.

[대전=충청일보 이한영 기자] 100년 전 대전의 모습을 담은 자료들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대전시립박물관은 20일 일본에서 찾은 1910년대 대전의 역사자료 40여 점을 공개했다.

시립박물관은 지난 13∼15일 일본 교토 리츠메이칸대학교에서 이들 자료 목록을 작성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번 조사에서 시립박물관은 최초의 대전역과 대전역 앞 중앙로의 옛 모습, 콘크리트로 가설되기 전 목척교 사진 등을 확보했다.

이들 자료는 1909∼1915년 지금의 서대전역 부근 등지에서 조선수비대 장교로 복무한 우에노 사다츠구(上野貞次)라는 인물이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에 기증한 것이다.

사진들은 대부분 엽서로 제작된 것으로 군사우편으로 분류돼 있으며 수·발신지가 '대전수비대'로 돼 있다.

현지 조사를 맡았던 고윤수 학예연구사는 "대전수비대에 관한 기록은 매우 희귀했는데 이번 조사로 중요한 자료들을 확보했다"며 "이들 서신과 사진은 군사우편이라는 점에서 일제의 대전 침탈과 관련해 부대 위치나 규모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고급 정보들을 담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1911∼1913년 진행된 '공주∼대전 간 도로 개수공사도'(公州大田間改修線路一覽)도 발견됐다.

이 자료는 '공주∼대전 간 구 도로'로 불리는 금강변 도로 40㎞ 공사 내용과 함께 충현서원과 동학사, 유성온천 같은 지역 명소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다.

공주와 대전 시가지 지도도 인쇄돼 있어 1910년대 두 도시의 규모와 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시립박물관은 평가했다.

시립박물관은 이 자료를 대여해 오는 29일부터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열리는 '대전7030 특별전 : 대전, 도시의 기원'을 통해 일반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류용환 대전시립박물관장은 "한일 관계가 심하게 경색돼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술과 문화 교류는 지속해야 한다"며 "일본 내 양심적 평화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해 왜곡된 역사적 사실들을 일본에 바로 알리는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은 제국주의시대 일본이 자행한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를 진전시킬 목적으로 1992년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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