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기고] 김은영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벌써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13년이 돼가고 있다. 멋모르고 시작한 공직생활에서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가 친절과 청렴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난 이후에는 청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청렴이란 무엇일까? 나는 '청렴'은 부패의 반대 개념 정도로 생각해 나의 청렴한 행동은 '대가성을 바라고 어떠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소극적인 청렴을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청렴연수원에서 있었던 '부패 대응능력 향상과정' 교육을 받으며 내가 너무 소극적이고, 지식으로서의 청렴만을 생각한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공직자로서 청렴은 왜 그리 중요한 것일까? 내가 청렴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타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인 청렴의 인식은 습관화된 행동으로 나타나 개인적 측면에서 공공적인 측면으로 이어져 나오게 된다. 나의 청렴 인식이 결국에는 업무처리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판단에도 반영되게 되므로, 청렴 민감성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청렴 민감성이 발달되지 않으면 민원인이 주는 음료수 한 잔이 윤리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되는지 인식하지 않지만, 청렴 민감성이 발달되면 음료수 한 잔으로 마음의 부담을 갖게 되고 이것은 업무 처리할 때 정당하게 말하는 개선사항을 요구하거나 대상자를 선정할 때 머뭇거림을 발생하게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결국 개인의 청렴에 대한 인식인 윤리성은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을 분리할 수 없고,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게 된다는 것이다. 청렴은 이해만 하고 지식으로만 갖고 있으면 안 된다. 개인의 윤리성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돼야 한다. 개인의 윤리가 개인에게 국한될 때 사회 발전의 동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청렴(淸廉)은 '맑을 청'에 '청렴할 렴'으로, '성품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다'라는 뜻이다. 나는 청렴은 淸貧(청빈)이라고 여겨오며, 거부감을 가진 게 사실이다. 청빈한 삶은 현실에서 내가 실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렴한 삶이 청빈한 삶은 아니라고 한다. 청렴을 영어 단어로는 'Upright'이며, 청빈은 'Honest Poverty'라고 한다. 청렴한 삶은 올바르고 강직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지, 올바르지만 가난한 삶은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올바름을 추구하며 실천하는 삶은 살면 되는 것이다. 단순히 '김영란 법'에서 제시하는 3만 원 이내의 식사 대접 등 법을 준수하는 것에 국한시키지 말아야 한다. 청렴은 어려운 것이 아니며, 고마움에 대한 인사를 건네는 등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을 수료하기 전 나는 청렴이라는 단어에서 도덕적이고, 폐쇄적이며, 수동적, 이상주의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교육 수료 이후 이러한 생각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청렴은 개방적이고 능동적이며 현실적이다. 청렴연수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이어서 재미없고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교육은 즐겁고 유익해 직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교육 중의 하나가 됐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