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학교 대학원장

[내일을 열며] 안상윤 건양대학교 대학원장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통의 시대 속에서 우리 사회의 기성 언론들이 전에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언론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 수준은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통계결과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듯이 현대인들은 TV뉴스를 보지 않거나 종이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 국민의 65% 정도는 유튜브를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기존의 언론관이 깨지고 언론의 개념이 재정립이 되면서 언론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처럼 유력 언론이 여론을 이끌어가는 상황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개성이 강한 현대 지식인 대중들은 언론의 일방적 영향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영향력 있다는 언론들이 앞 다투어 SNS나 유튜브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들은 뉴스가 아니라 괴담수준이라고 비판하지만, 많은 국민이 기성 언론보다는 SNS나 유튜브 뉴스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기성 언론의 편향되고 경직된 뉴스가 더 문제라고 비판한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기자 수십 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자들 스스로도 편향되게 기사를 작성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국민들의 82% 정도가 한국의 기성 언론들이 오보, 왜곡보도, 선정보도 및 낮은 수준의 기사 등으로 사회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에 SNS와 유튜브는 대중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기반으로 시대적 욕구에 부응하는 대안언론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전통적 언론 개념이 사라지는 새로운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뒤집어보면, 이것은 기성 언론의 무책임성 내지는 이기심이 기여한 바가 크다. 유력 언론들이 오보를 내고도 책임지지 않는 태도는 대중들을 분노케 만든다. 언론의 책무 중의 하나는 분명히 책임성이기 때문이다. 대중이 보기에 기성 언론들은 정론을 직필하기보다는 매체를 통해 그들의 주관적 감정을 배설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믿게 되었다. 특히 서민들은 여전히 재벌 언론사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들이 서민과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약자 편에 서 있기보다는 노골적으로 부자들이나 대기업 및 전통적 권력의 편을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론에 대한 의미 해석에 있어서도 기자와 대중 간에 괴리가 크다. 대중은 언론의 역할을 주로 정보제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기자들은 권력의 통제라고 여긴다. 지금 한국에서 기성 언론은 대중의 생각의 변화를 읽지 못하여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우를 범하고 있다. 기성 언론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려면 우선 지식인 대중이 기자들보다 더 똑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20, 30대의 신세대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롭고 특별한 정보에 목마르다. SNS나 유튜브는 이러한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대안 언론서의 지위를 강화시키고 있다. 소위 국내 유력 언론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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