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경 청주시 모충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기고]  황재경 청주시 모충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난해 11월 모충동 행정복지센터로 발령받아 일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임시 청사에서 신 청사로 이사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다. 이삿날이 신기하게도 내 생일이었고 그날 히터가 작동이 안 돼 매우 추웠던 기억이 난다. 길진 않지만 동(洞) 생활을 처음 하면서 기존에 내가 가진 동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매일 동으로 출근하지만, 그전엔 내가 가진 동에 대한 기억은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들러 방문한 것 이외에는 없었다. 그렇기에 동에서는 서류 발급 업무 외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동에서 일하면서 동만큼이나 주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일할 수 있는 행정기관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냐하면 동 행정복지센터 이름 그대로 해당 동의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행정과 복지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행정 측면에서 보면 등·초본이나 인감 외에도 세무서나 병무청에 가야만 받을 수 있는 서류를 동에서도 신청해서 받을 수가 있다. 그 외에도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서 대부분의 필요서류를 동에서 신청하고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고 있다. 그리고 모든 직원이 동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주기적으로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면서 더 나은 동이 되도록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다.

복지 측면에서 보면 복지 관련 담당자들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보살피면서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쌀이나 라면 등 후원물품이 동에 들어오면 차상위계층 혹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는 등 주민들을 챙기고 있었다. 지난여름에는 동 직원들이 후원받은 선풍기를 함께 조립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폭염으로 고생하시는 이들에게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

또한 동에서 일하면서 주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는 직원 외에 동을 위해 직원과 함께 힘쓰시는 주민자치단체, 통장협의회 등 많은 단체가 있음을 알게 됐다. 사실 통장이란 개념도 지금까진 몰랐다. 내가 사는 아파트 게시판에 매달 놓이는 청주시민신문이 통장님들의 봉사 덕분인 것을, 근무하면서 처음 알았다. 또 내 업무 중 통장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하는 일들이 있다. 비단 내 업무만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동은 전체적으로 '함께'라는 가치를 실현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내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동에 속한 각종 단체들과 주민들이 함께할 때 빛나는 동이 되고, 행복한 동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동의 일부로 내 업무에 책임을 다하고, 내가 근무하고 있는 모충동이 더 나은 동으로 발전하도록 힘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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