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己亥年) 저물고 희망찬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충청지역에선 지난 해 예타 면제 사업 대상에 다수 포함되는 등 희망찬 소식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또 조은누리양 기적 생환과 중부4군 공유도시 선원, SK하이닉스 35조 투자 결정 등 반가운 뉴스가 많았다.  하지만 천안시장과 도의원 낙마, 고유정 사건과 충북 교육계 성비위 등 우울한 사건·사고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먼저 지역발전을 이끌 국회의원을 뽑는 21대 총선이 4월 15일실시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식물국회',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20대 국회와 같은 행태를 다시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충북은 전국대비 4% 충북경제 실현과 강호축(강원~충청~호남) 완성을 위해 도정 역량을 집중하고, 충남은  혁신도시 지정, 세종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흰 쥐의 상서로운 기운을 받아 새해 국민이 선택한 새 인물들이 그동안 발생했던 여러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각 지자체는 산재해 있는 지역 현안들을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둠은 태초부터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이었다. 시각에 크게 의존하는 인간에게 어둠이 내려앉은 밤은 불안정한 삶을 지속시켰고, 커다란 공포를 야기했다. 그러나 이런 공포는 오래 가지 않았다. 인류는 불을 발견했고, 이는 현대 사회를 유지하는 밑바탕이 됐다.

미지의 세계였던 21세기가 어느덧 20년이나 흘렀다. 자연이 만든 어둠에 대한 공포는 줄어들었지만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는 늘어나고 있다. 잔혹한 범죄, 고위 공직자 비리, 공인들의 일탈까지 우후죽순으로 일이 터진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망언, 북한의 도발까지 대외적인 일들도 국민들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갑작스레 많아진 것은 아니다. 어둠 뒤에 가려져있던 일들이 드러났을 뿐이다.

틀렸다는 것을 알면 잠깐은 수치스럽고 힘들 수 있다. 그래도 알고 있다면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도태되거나 썩어버리게 된다.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빠른 발견과 건전한 비판이 세상의 오점을 하나씩 고쳐나간다.

암구명촉(暗衢明燭)이라는 말이 있다. 어두운 거리의 밝은 등불이라는 뜻으로 삶의 가르침을 주는 책을 이른다. 오늘날의 신문은 단순히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잘한 일은 잘했다고 말하며 베일 뒤에 숨겨진 것들을 들춰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역 언론은 언제나 풍전등화(風前燈火) 위기에 놓여있다. 이는 지역의 침체와 궤를 같이 한다. 낮은 출산율로 인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지역 역시 벼랑 끝에 서있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민들의 노력 덕에 충청권 나아가 대한민국은 계속해 발전해나가고 있다. 충청일보는 지역 사회 발전을 앞장서 이끌고, 충청인들의 앞날을 밝히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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