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음성·괴산·증평군
자원 공유·SOC공동투자
지방자치 롤 모델 '우뚝'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 중부 4군(진천·음성·괴산·증평군)이 추진하는 '공유 도시'가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등 지방자치의 롤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유 도시는 개인·기업·기관·공동체가 다양한 자원과 정보를 공유, 사회·경제적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패러다임이다.

특히 인접한 지자체가 자원을 공유하고 사회기반시설(SOC)과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국책 사업과 정부 지원 사업 역시 공동으로 유치, 공유할 수 있다.

중부 4군의 공유 도시 추진은 지난 해 3월 송기섭 진천군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송 군수의 제안에 조병옥 음성군수와 홍성열 증평군수, 이차영 괴산군수가 즉각 호응하며 닻을 올렸다.

송 군수 제안 두 달 뒤인 5월 만남을 갖고 공유 도시 추진에 합의했다. 10월엔 세부 추진 사업까지 확정했다.

△중부 4군 단일 상품권 도입 △평생 교육네트워크 공동 운영 △휴양림 등 각 지자체 시설 이용료 할인 △인사 교류 △4개 군 주민체육대회 개최 등 10여 개 사업이 이르면 올해부터 시행된다.

진천군은 지난 해 말 공유 도시 추진 사업과 단체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공유 촉진 조례'를 제정, 공유 도시 실현에 힘을 실었다.

음성군은 공유 도시 취지를 살려 올해 음성 주민만 대상으로 했던 정보화 교육 문호를 4개 지역 주민에게 개방했다.

음성군과 진천군은 충북 혁신도시에 들어설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나눠 맡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4개 군은 광역 쓰레기 매립장이나 장애인 스포츠센터 등 재정 형편상 독자적으로 건립하기에 부담스러운 시설의 공동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진천·음성·괴산·증평군군의 공유 도시 추진은 냉정한 상황 인식에서 출발했다.

지방 소멸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재정과 자원,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비수도권 지자체들이 각자도생을 외치며 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이들은 이미 2018년 7월 전국적으로 치열하게 펼쳐졌던 경쟁에서 합심해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충북혁신도시로 유치하며 공조의 힘을 확인했다.

당시 송 군수가 소방복합치유센터 후보지를 음성군에 양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는 중부지역 주민들은 첨단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들 4개 군은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청소년 두드림 센터 유치 때도 힘을 합쳐 진천을 추천했고 결국 선정돼 특별교부세 4억5000만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송 군수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균형 발전을 위해 공유 도시 패러다임을 국가 차원으로 넓혀야 한다"며 "충북 중부 4군이 선도적으로 추진, 모범적인 성과물을 챙겨 확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군수들도 "넉넉지 않은 재정, 부족한 인프라를 극복하고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경쟁과 대립이 아닌 공조"라며 "충북에서 싹을 틔운 공유 도시가 지방자치 발전의 롤 모델이라는 것을 입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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