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세 의원 지지 일부 당원들
기자회견서 "이장섭 출마 안돼"
내부 "당규 무시" 회의적 반응

▲ 충북 청주 서원구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충북도의원, 청주시의원, 당원들이 이장섭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 출마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충북 청주 서원구 일부 당원들이 이장섭 전 정무부지사의 출마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선 시작도 전에 '출마 예상자'에 대한 '반대' 기자회견 자체가 몹시 이례적인 일인 데다 헌법의 참정권과 공정한 경선을 보장한 당헌·당규를 무시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당원 사이에서도 "오 의원이 나서서 말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 "오 의원에게 충성하는 당원들의 과민 반응", "경선 시작도 전에 분열을 조장한다" 등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민주당 청주 서원구 지역 일부 충북도의원과 청주시의원, 당원들은 13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서원구 출마가 거론되는 한 분은 주민과 평소 동고동락하는 과정 없이 지역구를 선택하려 하고 있다"며 "출마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선거구나 선택하면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이는 정치 신인의 자세가 아니며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한 총선승리라는 중앙당의 기본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주 서원구가 지역구인 오 의원을 지지하는 지방의원·당원들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보좌관을 지낸 이장섭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겨냥한 것이다. 

당초 청주 흥덕구로 출마, 3선 도전에 나선 같은 당 도종환 의원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일 돌연 공직 후보자 자격 검증 신청을 서원구로 했다.

이 전 부지사가 흥덕구를 접고 서원구로 방향을 튼 데는 중앙당의 '권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경선 분위기가 자신들이 지지하는 오 의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자 '출마 반대 기자회견'이라는 몹시 이례적인 단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지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한 도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방의원들과 당원을 앞세워 출마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중앙당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원들을 내편이냐 아니냐로 줄 세우는 것은 구태정치"라며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는 당헌·당규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도 "오 의원이 나서서 말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 "4선 의원이 출마 선언도 안 한 정치 신인에게 과민 반응한다", "경선 시작도 전에 당내 분열로 비춰질 수 있다", "경선 출마 자격은 당헌·당규에 정해져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월권행위", "야당을 도와주는 해당 행위", "과한 충성심인지 지시 사항인지 모르겠으나 잘못된 선택" 등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 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주창하고 있는데 이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동"이라며 "중앙당에서 해당 행위로 규정해도 무방할 정도의 사안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해당 지역구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사회생활, 당 활동까지 하지 않은 정치 신인은 출마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오 의원도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공무원 생활을 하다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날 민주당 공직선거후보검증위원회로부터 '적격' 판정을 받은 이 전 부지사는 조만간 청주 서원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 전 부지사는 "청주 서원구에 출마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준비가 끝나는 대로 서원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반대 기자회견에 대해선 "내가 달나라에서 온 것도 아니고 직전까지 충북도 부지사를 했던 사람"이라며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보다 더 지역민들과 밀접한 생활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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