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관심 급증..문학상 잇따라 신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청소년문학이 힘찬 기지개를 켜고 있다.

청소년문학은 청소년층을 독자로 삼거나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성장이나 세계의 발견을 주제로 한 문학을 일컫는다.

청소년문학의 역사가 오래된 외국에서는 전문 작가와 비평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당당한 문학의 한 분야로 인정받고 있으나 그동안 우리 문단에서는 성인 문학의 부속물 정도로 취급받으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방에 머물던 청소년문학에 뚜렷한 활기가 감지되고 있다. 거액의 상금이 걸린 청소년 문학상이 잇따라 신설되고, 출판사들도 앞다퉈 청소년 문학 시리즈 출간에 뛰어들고 있는 것.

연초 세계일보가 고료 5천만원을 내걸고 청소년문학상을 만들어 정유정 작가의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를 당선작으로 뽑았고, 국내 대표 출판사인 창비와 비룡소도 나란히 상금 2천만원의 청소년문학상을 신설해 작품을 공모 중이다.

또한 `1318` 문고 시리즈로 청소년 도서 시장을 개척한 사계절출판사는 2002년부터 2천만원 고료 `사계절문학상`을 운영중이다.

이처럼 거액의 상금을 주는 문학상이 많아지자 청소년문학에 대한 작가들의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일보 문학상에는 무려 55편의 소설이 몰렸고, 곧 당선작 발표를 앞둔 비룡소 청소년문학상에는 44편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들의 청소년문학 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져 대형 출판사들이 청소년문학 시리즈 출간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창비는 이현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스캔들`을 시작으로 청소년 문학 시리즈 출간에 뛰어들었고, 비룡소도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출간을 계기로 국내 청소년 창작물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출판사들이 청소년문학에 주목하는 이유는 청소년문학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

청소년문학 평론가인 원종찬 인하대 교수는 "출판사들이 청소년문학의 시장성에주목한 것"이라면서 "논술과 입시 등의 이유로 청소년들의 독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권장할 만한 청소년 도서는 선뜻 떠오르지 않을 만큼 청소년문학의 시장성이높다"고 지적했다.

원 교수는 "또한 성인이 돼서도 문학책을 읽느냐 여부는 사실상 청소년 시기에 결정되는 만큼 독자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출판사들의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1318`문고가 독주하던 청소년 시리즈책 출판이 경쟁 체제로 돌입하며 청소년문학의 질적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동문학도 이미 1990년대에 이런 과정 겪으면서 우수 작가가 발굴되고,아동문학의 질적ㆍ양적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한 바 있다.

원 교수는 이어 국내 청소년소설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난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나 일상 생활로 국한된 현재 청소년문학의 소재를 다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청소년소설은 교훈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외국처럼 모험과 유머를 소재로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 많이 나와야 청소년 독자들을 흡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