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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민심, 이미 끓어 오르고 있다김종원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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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9  17: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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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충청권 신문 기자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취재활동이라고 하면? 첫째는 '충청도 핫바지' 둘째는 신행정수도(현재 세종시) 관련 취재다.

충청도 핫바지는 1995년 첫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돌발적인 정치적 사건이다. 신행정수도는 2002년 대선에서 판세를 가른 국책사업이다. 두 사안 모두 당시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상당기간 동안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취재기자 입장에서도 피로도가 상당한 취재였고, 특히 충청도 핫바지 파문은 법정시비까지 벌어져, 개인적으로 그 후폭풍이 컸다. 당시 핫바지 발언의 진원지인 정무장관(고 김윤환 전 장관)실에서 신문사를 상대로 20억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대전법원에 제기했는데 그 인지대만 8000만원에 달했다.

그 소장에 참고인으로 기자인 필자 이름이 몇차례 올라가 만약 재판이 진행됐다면 법원에 불려나갈 뻔도 했다. 신문사(당시 대전매일, 현재 충청투데이)에서 정정보도를 싣고, 이를 정무장관실에서 받아들이면서 소송이 취하되는 바람에 법정 출두는 하지 않아도 됐다.

충청도 핫바지 파문은 충청도 홀대론과 맞물리면서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자유민주연합이라는 지역정당을 가능케했다. 서울 청구동 고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댁을 수시로 방문,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초를 섰다. 근 두달여간 청구동 문간방 출입을 하며 신당창당에 누가 오는지, 충청권에서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체크해 회사에 보고하고, 기사를 썼다. 자민련은 그해 지방선거 다음해 총선에서 '대박'을 냈다.

2002년 신행정수도 취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시절 제안했던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으로부터 출발한다. (2018년 3월 29일자,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될까' 참고) 신행정수도 공약은 관습헌법에 따른 위헌판결, 세종시 수정안 파문 등을 겪으며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지금은 세종시로 자리잡고 있다.

신행정수도는 정책적 사안이자 정치적 사안이었다. 신행정수도 위헌 판정이 이뤄지고 1년여 동안 신문 1면, 3면을 행정중심복합도시 만드는 기사로 메꿨다. 당시 편집국장들은 '국회발 행정수도' 관련 기사를 무조건 전면배치했다. 충청권이 한 목소리로 '신행정수도'를 외쳤다.

그 당시 행정도시 추진단장이었던 이춘희 현 세종시장과 기사를 놓고 치열하게 대치하기도 했고, 협조를 받아 추진위원장 단독 인터뷰를 끌어내기도 했다. 치열했던 취재를 돌아보면, 어떤 사건이든 전조(前兆 ;어떤 일이 생길 기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충청도 핫바지는 충청도 홀대론과 맞물렸고, 신행정수도는 국가 균형발전과 맞물렸다. 충청도 핫바지로 인해 신당이 출현한 것이 아니다. 이미 그만한 동력이 있었는데 충청도 핫바지가 불씨가 된 것. 신행정수도는 충청권이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후 충청권이 결집하면서 결국은 세종시로 그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주체는 충청민심이다.

충청권 민심은 끓어오르기 전에는 감지가 어렵다. 그러나 한번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폭발까지 갈만큼 강력하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민심은 이미 밑바닥에서 끓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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