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대로 최근 경기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방역을 통해 인명 피해 없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사태를 조기에 끝내는 것이지만 사태전개를 예단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수출과 음식·숙박업, 관광, 운수·물류,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업종·분야에 소관 부처별로 별도 대응반을 두고 현장실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당장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 애로 해소와 시장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2월 중 수출 지원 대책을 세우고 내수 피해 우려 업종에 대해서는 정책 자금 지원 강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계는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3일 신종코로나의 영향이 순수 내수 소비재 업체들로 확산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이들 업체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 내 신종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확진자수가 늘면서 신종코로나는 국내 소비심리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 점포의 방문객 수가 줄었고,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확진자 수가 추가로 증가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소비 관련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은 신종코로나가 세계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바꿀 구조적 악재는 아니지만 1분기 이상 경제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신종코로나와 관련 올해 국내 전체 면세점의 작년 대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7.6%로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신종코로나 확산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비치는 영향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의 근원지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을 비교할 때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 커가고 있다며 이런 불안감이 세계 경제 침체로 현실화할지는 신종코로나의 확진자 확산 정도와 확산 기간에 달려 있으며, 장기화하면 추세적 회복은 멀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3일 현재 중국에서 신종코로나의 누적 사망자 수가 361명에 달하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

사망자와 확진자 모두 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중국 입국자 제한이나 적극적인 검사 대상 등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3차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확진 환자들이 증상 시작 이후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커지고 있다. 안일한 대응 탓에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가동시켜야 한다. 책임의식을 갖고 대응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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