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백목련] 정혜련 사회복지사

중국 우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하였다. 우한교민들은 김포공항을 통해 전세기로 입국하였고, 이중 일부가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인재개발원에 각각 1월 31일 156명, 2월1일 11명이 입소하였다. 우리 교민들이 안전하게 고국에서 보호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는 마땅하고 적절하다. 그러나 교민을 격리할 지역으로 진천과 아산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1월 29일 언론을 통해 진천과 아산이 우한교민 격리지역으로 선정되었다고 보도된 날 저녁식사를 하며 시청한 모 뉴스는 아산의 일부 주민들이 농기계로 길을 막고 항의하는 모습을 내보낸 후 미국 등 해외 지역에서 전세기로 우한지역 체류국민을 데려온다는 뉴스와 함께 이곳들은 “비교적 차분했다.”, “동요가 없었다.” 의 멘트로 마무리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후 진천에서도 역시 항의가 있었고 이를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일대 689만㎡ 충북 혁신도시는 11개 공공기관과 주변 아파트에 2만6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재개발원 주변 1㎞ 내에 6285가구 1만7237명이 거주하고 있고 어린이집 4곳, 유치원 2곳, 초등학교 2곳,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1곳씩 모두 10개 교육시설이 있다. 원아와 학생은 3521명이나 된다. 그리고 영유아 2470여 명, 초~고교생 1320여 명, 65세 이상 1950여 명 등 모두 8400여 명이다. 아산은 어떠한가? "인접한 60여가구 주민은 물론 500여 m 안에 초등학교와 480가구 아파트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두 지역 모두 외따로 떨어진 무인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우한교민들을 위한 격리시설의 당사자는 진천과 아산에 사는 우리 국민이라는 것이다. 두 지역이 물망에 오른 즉시 중앙정부는 진천과 아산에 사는 국민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그리고 중앙언론은 갑자기 소식을 들어 당황스럽고 가족에 대해 걱정하는 자국민들의 입장을 상세히 전했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서 1월 29일에 시청한 TV뉴스처럼 항의하는 우리국민의 모습 뒤에 차분하다’, ‘동요 없다’의 멘트와 함께 맥락 없이 해외뉴스를 같이 내보낸 것은 아쉬운 마음이다.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진천과 아산의 우리 국민들은 지역에서 시행되는 정책에 대해 보고받고 단 하루뿐이라도 이를 숙고(熟考)하고 국가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권리가 있다.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해외국민들이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그들의 입장과 상황 그리고 고민을 듣고 이를 성실하게 전 국민에게 보도해 줄 언론이 필요하다.

중앙뉴스를 보면 표면적으로는 거시적이며 객관적으로 다루는 듯하나, 각 지역의 특색과 문화와 입장을 자신들의 관점에서 보도하는 것이 종종 있어 매우 안타깝다. 위급한 상황으로 인한 부족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열어 준 진천과 아산의 국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우한에서 온 우리 교민들이 진천과 아산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건강하게 그곳을 떠날 것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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