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희 옥천·영동 주재 부국장

 

[이능희 옥천·영동 주재 부국장] 인구절벽이란 말이 이젠 낯설지 않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 텅 빈 놀이터, 늘어나는 빈집. 30년 후 소멸위기에 놓일지도 모를 농촌 지자체의 현주소다.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은 인구절벽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귀농·귀촌 정착지원, 전입자 인센티브, 임신·출산·육아 지원 등 기존 시책에 이어 다문화가정 지원, 결혼장려금 지급, 임대주택 준공을 통한 보금자리 마련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올 들어 충북 옥천군의 인구 5만1000명 선이 붕괴됐다. 옥천군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만1023명이던 군 인구가 한 달 새 36명이 줄면서 인구 5만1000명 선이 무너졌다.옥천군 인구는 2015년 5만2404명, 2016년 5만2267명, 2017년 5만1766명. 2018년 5만1465명, 지난해 5만1023명 등으로 매년 감소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출생이 사망인구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2016년 옥천군에서 275명의 아이가 태어났지만 546명이 사망했고, 지난해에는 183명이 태어나고 626명이 사망했다. 2015년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300명 선이 무너진 이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다.2013년 1만2232명으로 전체 인구의 23.1%였던 노인 인구는 지난해 1만4557명 28.5%로 증가했다. 인구 3.5명 중 1명꼴인 셈이다.

유출 인구 대부분이 청년층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옥천군 15∼40세 이하 청년 인구는 2017년 1만1943명, 2018년 1만1479명, 지난해 1만1003명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청년층 이탈은 저출산과 직결되면서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영동군의 인구감소 추세도 심상치 않다.  2018년 6월 처음으로 군의 심리적 지지선인 5만명이 붕괴한 데 이어 1년 2개월 만에 4만9000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 해 출생자는 217명에 그친 반면, 사망자는 670명으로 무려 3배 이상 많다.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할 경우 옥천군과 영동군은 소멸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옥천군과 영동군이 고강도 인구 유입정책을 펴야 하는 이유이다.이제는 인구수가 군세이다. 인구가 많아야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혹자는 "없는 산토끼 찾지 말고, 있는 집토끼 잘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옥천군과 영동군의 강력한 인구 유입정책의 결실이 이웃 시·군에게는 모범사례로, 옥천군과 영동군에는 '살맛 나는 세상'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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