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을 해온 교민 700명이 일상으로 돌아갔다. 먼저 지난 15일 아산(193명)과 진천(173명)에 머물던 총 366명이 퇴소했다. 교민들은 이날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 20대(아산 11대, 진천 9대)에 나눠타고 각자의 집이나 체류지로 향했다. 이어 16일 오전에도 교민 334명을 태운 버스 17대가 경찰인재개발원 정문을 나섰다. 이로써 아산과 진천에 머물던 교민 모두가 생활 터전으로 돌아갔다.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 주민들은 이틀 연속 이들은 배웅·격려했고, 교민들도 자신들을 품어준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우한 교민 전원이 무사히 퇴소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덕분이다. 행안부와 경찰청, 소방청 등 7개 중앙부처 공무원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지원단은 우한 교민들이 아산과 진천에 입소한 지난 달 31일부터 16일 퇴소 때까지 교민들과 동고동락하며 24시간 이들을 돌봤다. 

특히 지원단과 지방자치단체의 소통은 물론 임시 생활시설 내부 사정을 잘 몰라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점을 감안해 설치한 아산시와 진천군 등 지자체 연락관들이 크게 기여했다. 실제 지난 6일 '진천군 연락관' 자격으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파견된 홍필표 진천군 서무팀장은 열흘 동안 지원단과 진천군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교민들이 완전히 퇴소한 뒤 16일 새벽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또한 진천군과 음성군은 교민들이 입소한 지난 달 31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24시간 가동하며 교민 지원과 코로나19 확산 차단 대책을 마련해 시행했다. 인재개발원 앞에 현장 상황실을 설치, 진천군과 음성군 공무원 각 1명씩 2명이 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며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했다. 정문 앞 방역 초소도 공무원 2명과 주민 2명이 24시간 지켰다.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이들은 인재개발원을 드나드는 차량을 꼼꼼하게 소독했다. 진천 덕산읍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 80여 명도 교민 수용으로 불안해하는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느라 백방으로 뛰었다. 6000여 가구 아파트와 단독 주택을 일일이 돌았고 낮에 집을 비운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밤늦도록 발품을 파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진천군보건소는 선별진료소를 운영, 코로나19 의심 증세 주민들을 꼼꼼히 검사했다. 금단 증세를 호소하는 40명의 흡연 교민이 14일간 철저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는 데 착안, 이번 기회에 담배를 아예 끊도록 돕는 일도 했다. 이들이 요청한 금단 증세 완화 보조제 뿐 아니라 금연 껌과 비타민 사탕, 구강 청결제, 금연 안내서를 담은 '금연 키트'도 제공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임시생활시설을 떠난 우한 교민은 물론 진천 주민 가운데서도 코로나19 확진자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우한 교민 모두가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운 숨은 주역들에게 경의(敬意)를 표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