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보육 제공에도
보내자니 불안하고
안보내자니 대책없어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어린이집이 휴원하고, 유·초·중·고의 개학도 일주일 연기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녀를 봐줄 사람이 없는 맞벌이 부부들은 어린이집이나 학교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막상 아이를 보내자니 불안하고 안 보내자니 뾰족한 대책이 없어서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괴산군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에 있는 어린이집이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3주까지 휴원에 돌입했다.

괴산에 있는 어린이집 11곳도 휴원을 검토중이다. 충북에는 총 1133곳의 어린이집이 있다. 

돌봄교실도 중단됐다.

충북교육청은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잠정 중단하고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구체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어린이집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긴급 보육을 제공하고 있고, 도교육청도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위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 돌봄교실을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 속 아이들을 덩그러니 등원·등교시키기 불안하다는 것이다.

또 당장은 부부 중 한 명이 연차휴가를 쓰더라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휴가를 써도 괜찮을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A씨(39·청주시 흥덕구)는 "어린이집이 휴원한다고 해서 급히 친정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며 "긴급 보육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불안해서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B씨(35·청주시 서원구)는 자녀를 어린이집에 등원시켰다. 연차휴가를 쓸 상황이 아니었고, 아이를 대신 봐줄 수 있는 사람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B씨는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데 무턱대고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데다가 다른 방도가 없어 아이를 등원시키고 출근했다"며 "우리 아이만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고, 선생님들께도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26일까지 긴급 돌봄 수요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개학이 1주일 연기되면서 실시하는 긴급 돌봄은 기존 재학생뿐 아니라 오는 3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학생도 신청할 수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함께 구체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맞벌이 부모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긴급보육을 제공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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