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재영 한국와인연구회장

 

[기고] 편재영 한국와인연구회장

영동의 100년 먹거리가 무엇인가? 100년 후 영동후손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현재 영동군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

감히 와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영동은 과일의 성지답게 전국 제일의 과일을 생산하고 있다.

영동읍 내 가로수길로도 유명한 감은 곶감으로 만들어져 영동의 최고 특산품이 된 지 오래되었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재배한 포도는 농가 주된 수입원으로 우리가 자라난 자양분이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영동에서 생산한 감과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영동하면 와인, 와인하면 영동으로 인식될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폐원된 포도밭에 복숭아, 자두, 아로니아 재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공급과잉과 홍수 출하 때문에 가격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재배 농민들은 한없는 시름에 젖어들곤 한다. 게다가 농촌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인구감소 일어나 향후 30년 이내에 사라지는 읍·면이 많이 생긴다는 전망도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영동에는 우리가 생산한 과일로 와인을 만드는 농가형 와인너리가 40여 개 있다. 이들 와이너리들은 와인연구소에서 개발한 복숭아와인, 아로니아와인 등의 특허를 통상 사용 실시 계약을 통하여 와인을 생산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두가 출하될 시기에 집중호우가 발생하여 상품화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 때 해결사 역할을 담당한 것이 와인이었다.

생산된 자두 와인은 자두 생산 농가에 큰 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동 특산물로 와인 애호가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이같이 와인은 영동에서 생산되는 모든 과일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으며, 앞으로 100년 동안 영동 먹거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된다.

세계와인시장에서 유통되는 와인은 매우 다양하다. 와인양조에 사용하는 원료, 양조방법, 숙성방법에 따라 천차만별 다양한 풍미를 지닌 와인이 만들어진다.

세계적인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와인양조와 숙성에 미치는 첨단기술과 전문지식, 포도품종의 다양화 및 떼루아(풍토)라 불리우는 재배환경 등이 매우 중요하다.

영동군의 와이너리 농가들은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유원대학교 와인식음료학과에서 와인의 종류를 배우고, 와인의 맛을 감별하게 되었으며 나만의 와인을 만들고 상업적으로 판매가능한 와인을 양조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웠다.

그러나 학령인구의 감소로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해서 영동와인산업발전의 밑바탕이 되었던 와인식음료학과가 올해 폐과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와인양조를 배울 수 있는 4년제 와인전문학과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영동와인과 한국와인은 이제 막 출발했다. 일본 사쿠라와인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은 도란원 ‘샤토미소와인’도 이방카와인이라는 별칭을 얻는 여포와인 농장의 ‘여포의 꿈’도 유원대학교에 와인전문학과가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고 발전할 수 있었다.

세계와인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와인! 미국 와인이 세계 와인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데에는 세계 최고의 와인 양조학 전문학교 캘리포니아대학(UC Davis)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110km 떨어진 UC Davis(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는 와인발효를 연구하는 와인 양조학 실험 건물을 만들어 와인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 및 투자를 했으며 대학생들이 와이너리에서 직접 인턴쉽과 연구원으로 실무를 경험하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프랑스와인에 버금가는 현재의 미국 와인산업 발전을 이루어내었다. 우리도 영동에 와인전문교육기관이 생존하도록 도와야 한다. 미국 와인 생산지 나파밸리의 경우 시유지를 나파칼리지 학생에게 무상 임대하여 거기서 포도생산을 하여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듯이 군유지를 할용하여 영동의 미래 학생들을 키우자.

유원대학교 와인발효학과에 우리의 아들, 딸, 손자, 손녀와 전국 과수농가의 자녀들도 입학시켜 와인전문가를 양성하고 한국와인이 세계적인 와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보자.

오늘 나는 강렬히 희망한다. 세계 유명한 와인 생산지 프랑스 보로도, 미국 나파밸리, 호주 호주의 애들레이드와 헌터밸리처럼 대한민국 와인을 대표하는 영동이 될 것을. 대한민국 와인 1번지 영동을 만드는데 같이 가자. 세계적인 와인을 탄생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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