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국내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 수가 90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76명 증가했다. 이로써 확진자 수는 총 9037명이 됐다. 확진 환자 수가 90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20일 첫 환자 발생 후 64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 76명 중 20명은 검역에서 확인된 해외유입 사례다. 이처럼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고 있지만 전 세계 팬데믹 우려 속에 해외유입과 소규모 집단감염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어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촉구했다.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지침에 따르면 외출·모임·외식·행사·여행 등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 또 발열·호흡기 증상 시 집에서 휴식하기, 외출자제하기, 개인위생수칙 준수하기 등을 지켜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요일인 지난 22일 일부 개신교 교회는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많은 교회가 예배를 진행해 집단감염 우려를 낳고 있다. 충북에서도 교회 256곳이 주말 현장 예배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일부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들 예배를 강행한 교회에선 △참가자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2m 이상 거리 유지 △집회 전후 사용시설 소독 여부 등의 방역지침 중 1가지 이상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주말 지자체에서 폐쇄했는데도 일부 벚꽃놀이 명소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심지어 꽃 구경을 다녀간 60대 일행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도 "한 사람의 방심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정부는 또 지난 22일 0시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단호한 입장은 다음 달 6일 초·중·고교 개학에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모든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시기에 감염 확산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전체 방역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뒤늦게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는 미국과 유럽발 해외유입과 국내 집단감염이 재발해 불길이 다시 번지면 방역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와 당국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성숙한 시민의식과 국민들의 개인적 방역 이행이야말로 감염 확산을 막는 관건이다. 상황이 이런만큼 교회 등 종교 시설과 콜라텍·클럽·유흥주점 등 유흥시설은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운영을 자제해야 한다.

더욱이 최근 따뜻한 날씨에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날씨면 밖에 나가고 싶고, 만개한 꽃 구경을 가고 싶다. 그러나 봄꽃 구경보다 국민 건강이 먼저다. 이 시기에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저지하지 못하면 사회 전반적인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이웃과 사회 공동체 안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