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양궁 국가대표, 내년 개최 결정에도 의연
"연기 옳다고 생각 … 준비시간 확보·훈련 매진 "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올림픽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하나의 무대일 뿐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이라는 준비시간을 더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선수(28·청주시청·사진)는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오는 7월 24일 막을 올릴 예정이던 2020도쿄하계올림픽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연기됐다.

124년 올림픽 역사 상 최초 '연기'다. 4년 주기로 짝수 해에 열리던 하계올림픽은 처음으로 홀수 해에 열리게 됐다.

덕분에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해 온 국가대표 선수들의 올림픽 준비도 완전히 꼬여버렸다.

4년간의 준비와 기다림이 한 해 더 길어지면서 허탈하고 힘도 빠질 뻔도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준비해 온 국가대표 선수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우진은 이날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올림픽을 여는 것은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연기는 개인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우진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 종목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도 전 종목 석권이라는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꿈을 실현할 무대가 한 해 미뤄진 셈이지만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이 기다리는 '꿈의 무대'가 맞긴 하다"며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시합이 없어도 항상 준비 자세에 있으며 모든 시합을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연기로 인한) 훈련 또는 컨디션 관리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진 만큼 그동안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올림픽 연기로 저희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저희 선수들은 준비할 시간을 더 확보했다는 생각으로 더욱 훈련에 매진할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그간 훈련에 매진해 온 국가대표 선수들은 잠시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떠나 휴식에 들어갔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연기 후 국가대표 훈련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그간 외출·외박 통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선수·지도자에게 여유를 주고자 진천선수촌의 운영을 멈추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지도자 등은 26∼27일 이틀에 걸쳐 선수촌을 떠나 집 또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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