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낮에는 숨바꼭질 꼭꼭 숨더니 / 해님 재촉에 엎지른 물감 / 까만 도화지는 노란 얼룩./ 열대 뼘 입 나온 달님 심술은 / 해님 건져서 산 위에 걸고 / 발그레한 그 얼굴 혼자만 보네. / 초등학교 시절 꿈과 소원의 해결사, 달을 그린 동시 ‘달님 색칠공부’ 다. “왜, 해는 낮에만 달은 밤에만 뜨는 건가요?” 아이들 마다 구구각색 발표를 두고 정답·오답으로 분류할 수 없었던 교직 새내기 시절 ‘자연(과학)’ 시간 추억과 함께 과학의 달을 맞았다.

12년 전, 대한민국 최초 우주 비행 참가자 이소연은 국제 우주 정거장 9박 10일 체류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36번째 우주인 배출과 함께 역대 3번째로 나이 어린 여성 우주인 탄생 기록을 세웠다. 지나고 나서야 무게를 느낀다. “큰 살별(혜성)이 나타나면 전쟁 홍수 흉년 돌림병 그 밖의 여러 가지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대개 무지한 사람들은 겁을 낸다. 과학 공부를 하면 그런 것은 미신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1948년 문교부(지금의 교육부) 발행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과학 공부’교과서 태양계 단원 내용이었다. 미신이 만연했던 당시 사회상을 과학적 근거로 보여 주려한 편성의도가 눈길을 끈다. 그 후 70년, 과학은 참으로 정직하였다. 인공지능과 로봇·에너지·5G·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융·복합까지 재능과 창의성을 활용하여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줄곧 실현시켜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선진국 진입은 1967년 과학기술진흥법 제정과 정부조직 내 과학기술처 신설에 기반을 둔다. ‘과학기술 진흥 없이 경제의 부를 이룰 수 없다’는 기조아래 역대 정부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추진 동력을 달궈온 성과다. 그 과정에서 과학 기술인들의 노력과 헌신은 최상위였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과학기술 강국이 분명하다. 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름 과학·기술 저변 확대와 우수 인재 영입, 기초과학 분야 R&D 투자 및 청사진에 비해 아직 점수가 짜다. 양질의 과학 기술 관련 빅 데이터를 사장시키고 있다는 이유다. 한국우주인 후속 연구 및 관리부실, 순수 국산 나로호 발사 또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논리적 비약인가? 그렇다고 무조건 밀어붙이다 보면 유연한 사고를 건너뛰기 쉽다’는 뿌리 깊은 그림자를 어쩌랴.

‘과학 멘붕’은 심각 단계다. 설자리 잃은 과학관련 인재가 ‘일반 행정 공시’ 대열에 끼어 전공과 전혀 어긋난 취업을 허둥대니 뒷감당이 안 된다. 얼마 전, 도쿄대 벤처에서 자체 인공위성을 직접 만들어 쏘아 자연재해와 농작물 생육 분석에 나선다는 계획이 샘났다. 불확실성 시대, 너무 많은 양과 빠른 변화를 닦달하므로 ‘용어 정의’ 조차 벅찰 정도다. 그에 따른 어마어마한 과학 생태계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산업 창출·변화 유혹도 크다. 글로벌 강국 실현은 국가 생존 문제다. 정부와 민간기업, 대학, 과학관련 연구소 등, 한 배를 타고 있는‘강한 과학의 빛’ 맞다. 붕어빵 대책 아닌 더 무섭고 더 힘 줘 두드릴 공세적 재건축 어느 세월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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