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수 중부지방산림청장

 

[기고] 김원수 중부지방산림청장

전 세계는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음하고 있다.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4월 27일 0시기준) 확진자가 1만700여명을 넘어섰다. 이에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밀폐공간을 피하고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부에서도 건강관리에 손꼽히는 등산을 떠올리며 '산은 안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특히 4월은 외부활동 및 산행인구가 늘어나는 시기로 항상 산불이 많이 나는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10년간 매년 평균 440건의 산불이 발생해 857ha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그 중 2000년 강원도 삼척에서 발생한 동해안산불은 24,000ha를 태우는 건국 이래 최대 산불이 일어났고, 2005년 강원도 양양산불은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태우고 천년고찰 낙산사마저도 집어삼켜버리는 아픔을 경험하였다.

2019년에 발생한 고성·속초 대형산불에서는 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이 산불로 인근에 거주한 4000여명이 대피하고, 1,757ha에 이르는 산림과 주택 등 시설물 모두 916곳 전소되는 재산피해가 있었다.

이러한 산불 발생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근 10년간 제일 큰 원인으로 입산자 실화가 34%, 논·밭두렁 소각 산불이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의 이기심으로 발생된 명백한 인재(人災)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많은 산불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지역주민을 직접 찾아 논·밭두렁 소각 단속과 산불위험성을 알리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효율적인 산불예방 및 대응을 위하여 ICT(정보통신기술) 신기술을 이용하여 '드론 산불감시단'을 최초로 운영하는 등 산불감시 체계를 강화하여 산불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산림 당국의 인력과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산불예방에도 불구하고 국토의 63%에 해당하는 634만 ha의 산림을 지켜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막대한 산불피해를 인식하고 함께 동참할 때 비로소 가능 할 것이다.

산불로부터 산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 국민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산에서 불과 거리두기'이며, 그 실천방법으로는 산에 갈 때 라이터와 버너 두고 가기, 성묘 중 향불·취사하지 않기, 산에서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논·밭두렁 소각하지 않기 등이 있다.

산불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등 국가적 재난상황을 맞아 정부의 노력만이 아닌 국민 모두의 작은 실천과 동참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며, 하루 빨리 국가적 재난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