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성명학박사

 

[세상을 보며] 김형일 성명학박사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살다 보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선택한다. 때로는 타인에게 비난받을지 알면서도 자신의 결정이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둔다. 설령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을 알면서 합리화 시킨다. 그러나 결혼만큼은 지인에게 조언을 귀담아 듣거나 평소에는 부정했던 사주, 점, 타로 등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지혜를 얻고자 찾는다.

“결혼은 뭘까. 이혼은 또 뭐고,”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 분)가 고예림(박선영 분)과 나눈 대사처럼 말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 800건으로, 전년보다 2천100건(2.0%) 증가했다. 또한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6년이고 40대 이혼이 가장 많았다.

내담자들은 이런 정보를 접할 때마다‘궁합을 보고 결혼했는데 왜 이혼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럼 필자는 궁합과 함께 강자아(강태공)를 비유하여 때(時)를 설명한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시기를 기다릴 줄 알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많은 세월을 위수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했는데, 사실은 고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때를 기다리며 세월을 낚는 것이었다. 그가 기다린 것은 세월이 아닌 사람이었다. 그래서 결혼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은 궁합과 때를 본다.

지난주 최악의 시기에 결혼한 40대 여성 내담자가 찾아왔다. 그녀 사주 자화상은 너무 뜨거운 봄날, 개화한 여름 꽃 같았다. 그는 2000년에 결혼하여 지난해 재판 이혼소송으로 결국 헤어졌다. 약 20년 동안 부부가 함께 거주한 기간은 2년도 채 안 되었다. 그녀가 억울했던 것은 자신은 결혼 전부터 대기업에서 현재까지 근무하였지만 남편은 결혼하고 1년만에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사표를 내고 이혼할 때까지 무직이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단 한번 생활비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혼소송 결과 위자료를 받기보다 남편에게 준 것도 억울했지만, 약 20여년 긴 세월 동안 한 남자와 자녀를 위해 헌신하면서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결국 홀로 남은 자기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던 것이다.

그녀는 작은 더위를 맞이하는 여름에 태어났다. 이시기 한반도에 장마전선이 머무르고,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소서(小暑)절기이다. 그래서 오월(午月)은 습도가 높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계절이다. 또한 일간과 월간은 병오행(丙五行)으로 양(陽) 기운이 강한 화(火)오행으로 가득 채워져 더욱 뜨거워지는 때(時)이다. 이와 같은 계절은 수오행(水五行)의 시기에 좋은 배필을 맞이한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대운과 세운(世運)에 토오행이 가득한 시기에 결혼하였다. 즉 화염토조(火炎土燥, 화의 열기가 지나쳐서 땅이 마르고 메말라 갈라진다는 의미)가 되어 형극과 고독한 시기에 남편을 맞이한 것이다.

강태공이 남긴“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엎어진 물은 그릇에 다시 담을 수 없다)”이라는 유명한 말처럼 한 번 선택한 것은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결혼은 물론 세상사 모든 일에‘때(時)’를 알고 선택하는 것은 인생에 필수 조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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