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성명학박사

 

[세상을 보며] 김형일 성명학박사

인생은 자신이 결정하는가. 타인이 정해주는가. 1967년 7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우주를 향한 도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지금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의 뇌를 통해 수명과 노화의 단계를 시각적으로 보는 시대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를 가장 신뢰하고 인류의 운명까지 좌우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 세포를 완벽하게 정복되지 않는 한 운명 전체를 바꾸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다.

반면 인문학은 오랜 시간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였다. 서양 근대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은 신(神)과 결합하여 자신을 보았다면 프로이트는 자신이 모르는 마음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의식과 무의식 탐색을 통하여 보여주었다. 또한 고대부터 출발한 사주(四柱)는 개인의 생년월일시에 자연의 부호, 간지(干支)를 부여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마음을 읽었다.

이 같은 학문을 접할수록 개인의 타고난 운명이 주변 환경에 의해 변화된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과학이나 철학이 아닌 모친(母親)의 양육 과정에서 말이다.

며칠 전 직장 생활하는 40대 주부가 세 자녀와 함께 사주분석과 심리 상담을 받으러 왔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스무 살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다. 지금은 자녀 모두 스물 살이 훌쩍 넘었고 한 달 있으면 큰딸이 결혼한다. 그녀는 평소 가정과 직장에서 작은 일도 참지 못하고 즉시 표현하며 타인의 의견을 듣기보다 자신의 주장이 강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결혼을 앞둔 딸을 생각하며 자신이 자녀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궁금하고 걱정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가을 낙엽이 떨어지고 김장시기로 겨울이 들어서는 입동(立冬) 절기에 태어났다. 태어난 일간은 을목(乙木)으로 월지 해월(亥月)의 영향을 받아 정(情)이 많은 반면 목화오행 일주(日柱)는 인내심이 부족하고 신경이 예민하여 감정을 담아 두기보다 언제든 표출하는 성향이다.

행동유형검사 결과 자기 주도적 성향이 가장 높았으며 세 자녀 모두 모친과 같은 유형이다. 이 성향은 일중심형으로 지시적이고 결단력이 있는 반면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기보다 독자적이고 조급하게 행동할 수 있다.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 세 자녀가 태어난 일간(日干)은 모친과 동일한 목오행(木五行)이다. 목오행은 성격이 어질고 온순한 반면 강할 경우 고집이 세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타협하지 않는다. 이처럼 한 가족의 일간(日干)과 행동유형검사(DiSC)가 동일한 경우 어느 것이 우선일까.

분명 사주는 우리의 운명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생년(60)․월(12)․일(60)․시(13)를 곱하면 561,600의 수가 나오고 다시 남과 여를 적용하여 2를 곱하면 1,123,200의 가지 수가 나온다. 이 확률을 토대로 운명을 판단하지만 그 이전에 부모의 자녀에 대한 양육태도가 정서적, 성격적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자신의 운명도 결정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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