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오는 27일부터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의 등교 개학이 실시되는 등 이번 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사이에 초·중·고교생들이 모두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앞두고 지역 사회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어 학부모들은 물론 국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교생, 많이 양보해서 중학생까진 몰라도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가정을 벗어나면 생활 방역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고교 3학년생은 개학하자마자 경기도와 인천,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일부 학교가 폐쇄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모처럼 학교에 갔던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자발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어린 학생들에게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학부모들의 불안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는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돌잔치까지 확산한 데다 5차 감염자가 나오며 18일 만에 225명에 달했다.

병원, 교회, 코인노래방은 물론 심지어 소방서에서까지 산발적 집단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또다시 대량 감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언론 등의 24일 기준 최근 1주일 간의 하루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면 고교 3년생 등교일이었던 지난 20일엔 32명으로 30명을 초과했다.

하지만 다른 날은 10∼20명 선이어서 방역 당국의 통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3일 간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0명이 넘는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무증상 감염 사례가 잦아 안심할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 발 확진자의 경우 지난 23일까지 9명 중 6명이 무증상 감염으로 드러났다.

주변 사람은 물론 확진자 본인도 자신의 상태를 모르는 '은밀한 감염'은 증상이 확실히 나타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위험하다.

한 순간에 지역사회 전체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도 등교 수업을 고집하지 말고 각 지역과 학교 별 상황에 따라 순환이나 격일 등교 등 유연한 대응을 함이 옳다.

국내 전체 확진자의 연령을 보면 20대가 약 28%로 가장 많지만 19세 이하 감염자도 결코 적지 않은 8%를 기록 중이다.

학교가 지역사회 감염의 진앙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는 말이다.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생의 등교와 수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전체 학생의 등교 수업이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치료 약은커녕 백신도 없어 여전히 일상에서는 코로나19를 두려워하며 지내야 하는 현실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청정한 학교 현장이 유지되도록 사회와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학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방역·교육 당국은 물론 사회 구성원 전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사회 곳곳에서 지겹도록 나오지만 결코 지나치지도 않는 "방심해선 안 된다"는 말을 다시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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