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종종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바라보던 목표가 사라지고 지금 내 자신이 어디쯤 서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이 있는가?

성경을 보면 예수는 ‘잃은 것’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사람이 양 100마리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럼 이 목자는 어떻게 하겠는가? 나머지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서라도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아 나설 것이다.

한 여인에게 동전 열 개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럼 이 여인은 어떻게 하겠는가? 등불을 환하게 켜고 동전을 찾을 때까지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질 것이다.

한 아버지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그런데 그 중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훗날 자신에게 물려줄 유산을 미리 달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아들의 요구에 따라 유산을 미리 나누어 주자 아들은 그 돈을 가지고 집을 나가버렸다.

얼마간 아버지에게서 받은 유산을 쓰면서 흥청망청 살았다. 그러다 돈이 다 떨어지자 따르던 친구들도 다 떠나가고 혼자가 되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돼지를 치는 일을 구했는데,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는 돼지보다 못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결국 아들은 염치불구하고 다시 아버지를 찾아간다. 이때 아들은 자신의 일을 뉘우치며 아버지에게 자신을 아들이 아니라 일꾼 중 하나로 취급해 달라고 말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고향에 도착하자 아버지가 저 멀리서 뛰어나와 아들을 맞이한다. 그리고는 온 동네 사람들을 다 불러서 자신의 죽었던 아들이 다시 살아났다며 즐거워한다.

예수는 왜 동일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연속으로 들려주고 있는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양이 길을 잃어버렸을 때 목자는 어떻게 했는가? 주인의 실수로 동전을 잃어버렸을 때 주인은 어떻게 했는가? 아들이 자신의 철없는 생각으로 집을 나갔을 때 아버지는 어떻게 했는가?

답은 하나다. 잃은 것을 찾기까지 찾을 것이요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인생의 목적을 잃고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종종 삶의 의미마저 잃어버린다. 목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목표지점까지 갈 방법을 잃어버리게 되니 이제 더 이상 목표의 존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생일지라도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의 존재를 끝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 가족, 이웃, 친구 등 이 세상에는 분명 내가 이루어온 일들보다는 우리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를 사랑해주고 이해해주고 품어줄 사람이 있는 법이다.

예수는 말한다. 길 잃은 양을 기다리는 목자가 있다고, 잃어버린 동전을 끝까지 찾는 주인이 있다고, 집을 나간 아들을 언제까지나 기다리는 아버지가 있다고 말이다.

우리 인생에 목표를 향해 길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려 나가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행여나 목적을 잃어버리고 길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날들의 의미마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우리 자신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손길들이 있다. 그들은 내가 대단한 일들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깨달을 때 이제 우리는 자신이 전심을 다해 달려 나가야 할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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