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목요사색] 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2020년이 시작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절반 가까이 지나갔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의 시간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힘겨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위축되고 경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요즘 이상하게도 그 열기가 뜨거운 곳이 있다. 바로 주식시장이다.

지난 3월 WHO의 펜데믹 선포 이후 급락했던 주식시장은 '동학개미운동'이라 일컫는 개인투자자들의 활약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꾸준히 시장의 열기가 올라 지금은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소에 주식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고, 주식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는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패닉 바잉(Panic Buying)'은 생소한 용어이긴 하지만 불안감에 따른 매수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주식용어이다. 급격한 증시 반등에 상승세가 지속되자 '다른 사람은 다 주식해서 돈 버는데 나만 돈을 못 벌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주식에 대하여 사전 지식도 없으면서 주식을 사기만 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묻고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무엇이든 사는 사람이 많으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그 가치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시장의 원리이다. 하지만 지금의 주식시장의 상황을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다. 경제 지표들이 상호 연관성을 보이지 않고 제각각 움직이는 현상을 '디커플링'이라고 하는데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증시가 급등하는 것이 대표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경기가 침체되면 주가가 하락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환율은 상승한다. 또한 수출이 증가하고 감소하면 그에 따라 소비는 감소되거나 증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로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업의 실적과는 관계없이 주가가 오르는 이상 현상이 발생되고 있고 기준금리 인하 역시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이러한 현상을 우려해 수식어를 더 붙여 '그레이트 디커플링(Great Decoupling)'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에도 거품이 있듯이 주가에도 분명 거품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기업의 실적과 대비해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자료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제로금리시대에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고 그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주식투자로 성공 신화를 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섣부른 투자로 어렵게 모아둔 재산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생길 것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따라 하는 패닉 바잉식 투자는 절대 금물이고, 조금 늦게 가더라도 충분히 공부하고 주변 조언도 많이 참고하면서 건전하고 안전하며 성공적인 투자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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