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파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과 충북 청주, 경기 파주 등 잇따라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에 이어 청주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나와 관계당국이 진위 파악에 나섰다.

19일 청주지역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가정용 수도 필터에 붙어 있는 미상의 물체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오늘 아파트에 필터를 설치했는데, 인천 유충과 유사한 물체가 나왔다"면서 "날이 밝는대로 청주시 상수도부서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이 글은 곧바로 청주지역 각종 커뮤니티에 확산됐고, 시민들은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시민은 용암동 아파트 수돗물에서도 유충 추정 물체가 나왔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확인에 나섰지만 다행히 유충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경기 파주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파주시 운정신도시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19일 오후 4시 30분쯤 세면대를 사용하던 중 움직이는 유충을 발견했다.

언론에 보도되는 수돗물 유충과 비슷하다고 판단한 그는 즉시 관리사무소 등에 신고한 것이다. 

처음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인천 지역에서 관련 민원 신고는 지난 9일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총 580건 접수됐다. 

이 중 현장 조사를 벌여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실제 발견된 것은 149건이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자 정부 역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돗물 유충 민원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신속한 조사와 함께 전국 정수장에 대한 긴급점검을 지시했다. 

정 총리는 20일 오전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인천시 등과 관계 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서 신속하게 수돗물 유충 원인을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또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서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우선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정 총리는 전국에 있는 정수장 481곳에 대한 긴급점검도 조속히 추진해서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정 총리는 "환경부 주관으로 인천시 등 관계 지방자치단체 및 기관과 협력하여 신속히 원인조사를 시행하고 그 진행상황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우선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돗물이 공급·관리될 수 있도록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지시했다.

현재 국민들은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외부 활동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돗물 사태가 미치는 영향을 더욱 클 것이다.

국민들에게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말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정부가 나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치단체에만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빨리 정밀한 원인 조사로 오염원을 파악하고 사태 확산을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러 사태에서 보듯 초반 국민들의 신뢰감 회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