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정보 제공 필요

최근 들어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주축이 돼 전국대학 또는 아시아권까지 확장해 대학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순위를 매겨 발표한바 있다. 두 신문사에서 발표하고 있는 대학평가 결과들은 학생, 학부모 또는 기업들에게 학교선택과 졸업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과 대학간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 가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들이 내재돼 잘못된 정보가 전달 될 수도 있어 염려스럽다. 대학평가는 대략 교수연구실적, 학생지도와 관련된 취업률 등이 주가 되고, 교육기반시설과 교육여건에 대한 지표로서 강의실과 실습실 여건, 교원 당 학생수 적정성 여부, 국제화를 위한 제반 여건 등 세부적인 평가지표들로 이뤄진다.

교수신문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 평가순위와 조선일보 평가순위가 서로 큰 차이로 다르게 발표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북대의 경우 지난해 9월 중앙일보 대학평가순위에서 30위에도 들지 못했지만, 조선일보와 영국의 qs(대학평가 민간업체)가 지난 5월 발표한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는 국내 대학 중 15위에 랭크됐다. 또,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중앙일보 평가에서는 11위, 조선일보에서는 20위 밖으로 밀려난 순위를 보였다.

여기서 문제는 일반 독자로서 볼 때, 순위로 매겨지는 종합평가결과는 간단한 수치로서 요약되므로, 세부적인 정보보다는 요약된 수치의 순위로 기억되고, 그 순위로서 대학의 모든 것들이 결론지워져 버리고 마는 데에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한개 대학에 대한 두 신문사의 평가결과 순위가 이렇게 큰 차이로 나타나는 것은 평가지표의 가중치를 서로 달리 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반 독자가 보기에 무척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반 독자들이 이 차이에 대한 구분을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순위에 대한 분명한 정보를 더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교수신문에 제기된 의문으로, 국내 대학들이 이러한 메이저 신문사들이 주관하는 대학평가 전후로 광고를 게재한 경우가 늘었다는 것인데, 광고압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른바 미국 언론사들의 학교 줄세우기로 랭킹장사하기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현재 국내대학들은 학생자원의 고갈을 예측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이에 대비한 준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외부에서 주는 이와 같은 불편한 일거리가 없어도, 몇 년 후면 자연적으로 도태되거나 정리되는 곳이 있을 것이고, 살아남을 대학들도 이제는 과거와 같은 모습은 이미 아니다. 무엇보다도 대학구성원들이 이 사실들을 매우 잘 알고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창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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