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임
국어강사

하늘이 어째서 푸른색인가에 대한 의문은 묘하게도 하늘이 아니라 바다를 보고 떠올랐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해있지 않은 도에 사는 사람답게 나는 철이 든 한참 후에야 실제의 바다를 접했다. 실제의 푸른 바다를 본 후 어째서 바다의 색깔은 푸른색인 것일까 궁금했고 그 바다에 색을 던져주듯이 바다위로 펼쳐진 하늘의 푸른색을 의식하게 된 것이다.

우리주변에서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많은 것들 중 하나가 하늘의 색일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해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모른다. 때로는 기발한 대답도 들을 수 있는데 개중엔 우주가 파랗기 때문이라는 대답도 있었다. 그 대답은 나름 꽤나 마음에 들었지만 애석하게도 우주는 검은 색이다. 만약 지구에 대기권이 없다면 우리는 밤낮으로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즐거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지금의 푸른 하늘이 좋다.

지구의 하늘이 푸른색인 이유는 태양의 가시광선이 대기권을 지날 때 가장 쉽게 산란되는 빛깔이 푸른색이기 때문이다. 빛의 붉은색은 긴 파장을 보이고, 보라색은 짧은 파장을 보이는데 빛이 공기 중의 수분입자나 먼지에 부딪혀 산란작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산란이라는 것은 흐트러진다는 것이다. 흐트러짐으로써 세상을 채우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좀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존재양식을 고집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더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

따지고 보면 사람사이의 일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스스로의 기호나 취향 흔히 말하는 스타일의 고집이 스스로의 사고방식이나 인간관계를 좁게 만드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다면 자아가 더 넓어질 수 있도록 때로는 고집을 조금만 부리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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