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으로 경계 허무는 창작자 지원
작년 첫 공모 선정 2팀 결과 보고전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24일부터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을 선보인다.

'프로젝트 해시태그'(PROJECT #)는 현대미술관이 차세대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손 잡고 새롭게 선보인 공모 사업이다.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이 협업하는 형태의 프로젝트가 대상이다.

공모 명칭 '해시태그'(#)는 샵, 우물 정, SNS용 표기 등 세대·용도·국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사용되는 특수기호다.

다양한 영역의 유망주를 선발하고 국제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 해 첫 공모를 시작으로 5년간 2개 팀씩 총 10개 팀을 선발해 창작 지원금과 작업실,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이번 전시는 첫 공모 당시 다양한 영역에서 지원한 203개 팀 중 최종 선발된 2개 팀의 결과 보고전이다.

디자이너·건축가·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강남버그(GANGNAMBUG)와 서울퀴어콜렉티브(Seoul Queer Collective·SQC)다.

두 팀은 형식과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협업 아이디어로, 각각 강남과 종로3가라는 특정 지역이 소재인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강남버그(이정우, 김나연, 박재영, 이경택)는 우리나라 경제 개발의 상징인 강남 지역이 일종의 오류(버그)라고 간주, 강남의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통해 동 시대 한국사회 주요 쟁점을 관찰한다.

사교육 중심지 강남에서 그림조차 외워서 그려야 했던 입시 관행을 상기시키는 '천하제일 뎃생대회', 강남 주요 지역을 관광코스로 운행한 '강남버스', 도시 건축의 시선에서 강남을 바라보는 '마취 강남' 등을 선보인다.

SQC(권욱, 김정민, 남수정, 정승우)는 종로3가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과정에서 밀려난 소수자들의 문제에 주목한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문제적 존재로 낙인 찍힌 노숙자, 탑골공원의 빈민 노인, 성매매 여성 등 소수 집단들을 '도시 퀴어'라고 명명하며 이들을 일상 속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고 제안한다.

SQC는 도시와 퀴어 공간, 공동체 등이 주제인 세미나를 비롯해 도시의 특정 공간을 기록하는 문제를 담은 출판물 '타자 종로3가·종로3가 타자'와 웹사이트, 연대표, 사운드 설치 작업 등을 통해 도시 퀴어의 존재를 가시화한다.

전시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 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사빈 학예연구사가 24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설명하고 강남버그와 SQC가 직접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영상은 이날 중계 후에도 유튜브에서 계속 볼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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